삼성물산, 6년 지켜온 시공능력평가 1위 올해도 사수할까
2020-01-28 17:15
작년 건설부문 영업이익 30% '뚝'…수주 잔고도 잇단 감소
현대ㆍ대림 등 경쟁사 약진…"아직 격차 커 쉽잖지만 외형축소는 위협요인"
준법경영으로 발 뺐던 정비사업 수주전 4년만에 참여 재도약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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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선별적 수주전략을 펼치며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데다 외형까지 줄어들면서 2, 3위 건설사들로부터 1위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8668억원으로 전년보다 2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1.3% 감소한 30조7615억원, 당기순이익은 40.0% 줄어든 1조479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건설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1% 감소한 5400억원, 매출은 3.9% 감소한 11조6520억원이었다.
사업부분별로 살펴보면 인프라사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22.2% 급감해 매출액 2조원(1조9250억원)이 무너졌다. 플랜트부분도 매출액 1조5070억원으로 2.6% 줄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업황의 둔화가 본격화되며 실적 전망이 어둡고, 수주잔고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점도 위협요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수주잔고는 지난 2015년 40조원에서 2016년 31조6260억원으로 급감한 뒤 2017년부터는 30조원을 밑돌고 있다.
수주잔고가 급격히 줄어든 데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 몇년 간 고수익 위주의 선별적 수주전략을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지난 몇 년간 브랜드 평판 1, 2위를 다투는 주택브랜드 ‘래미안’을 보유하고도 서울시내 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강남권에서 우수한 브랜드 이미지를 보유했음에도 대어급으로 평가받은 사업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 사이 현대건설(디에이치), 대림산업(아크로) 등 브랜드 고급화에 나선 경쟁사들에게 자리를 주면서 건설부문을 축소하는 행보가 아니냐는 의문도 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외형 축소가 이어질 경우 6년간 지켜온 시공능력평가 1위의 자리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17조 51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2위 현대건설이 기록한 11조 7000억원과는 6조원가량 차이가 나고 있지만, 3위 대림산업이 2018년 9조 3000억원에서 지난해 11조원으로 급증해 2위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외형축소와 더불어 2, 3위권 건설사들의 약진이 맞물리게 되면 격차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올해에는 서울 강남권 최고 알짜단지로 꼽히는 ‘신반포 15차’ 재건축 수주전 참여 선언을 통해 2015년 12월 서초무지개아파트 수주전 이후 4년 여만에 수주전에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준법경영 등의 이슈로 재건축 수주시장에서 발을 뺐던 삼성물산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관심을 보이며 올해 활발한 수주전 입찰을 예고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지난 몇 년간 건설부문의 선별적 수주전략이 이어지면서 외형축소가 꾸준히 이어져왔다”며 “올해 본격적으로 서울 시내 정비사업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으나 수주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쟁사들의 약진이 이어지며 시공능력평가순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