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만명 총기옹호 '무장 시위'…"총이 생명을 구한다"

2020-01-21 16:01
버지니아 강력 규제 방침에 옹호론자들 전국서 몰려와

공휴일인 '마틴 루서 킹의 날'을 맞은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총기사용을 옹호하는 2만명가량의 대규모 무장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N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 리치먼드에서는 버지니아주의 총기 규제 법안 추진에 반대하는 총기 옹호론자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오전 7시가 되기도 전에 행사가 예정된 주의회 광장 바깥에 전국에서 모여든 수백 명이 줄을 섰다.

공항과 같이 검색대가 설치됐고 광장 안에 6000명, 검색대 바깥쪽에 1만6000명가량이 각각 몰려들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상당수는 무기를 소지했으며 대부분이 백인 남성이었으나 연령대는 다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의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총이 생명을 구한다'(Guns save lives)라는 문구가 적힌 오렌지색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다.

폭력 사태나 대치 상황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으나 삼엄한 경비가 계속됐다. 이날 행사에도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가 참석을 공언한 상태였으나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기옹호론자들의 지지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집회를 거들며 지지층을 공략했다. 그는 이날 트윗을 통해 "버지니아의 민주당은 여러분의 수정헌법 2조 권리를 빼앗으려 애쓰고 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둬서는 안 된다. 2020년에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수정헌법 2조는 무기 소지와 휴대에 근거가 된 조항이다. 그러나 총기 난사로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미국에서 총기 소지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고 있으며 2020년 대선에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총기규제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진=리치먼드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