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베트남, 미얀마에서 인도까지…LH '산업한류' 기반 닦는다
2020-01-16 14:00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해외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신도시 개발 등 도시 계획에 적용하는 건 물론이고, 스마트시티 건설 노하우를 수출하는 단계까지 도약했다.
LH는 또 해외사업을 회사의 주요 '캐시카우'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2028년까지 LH 사업비(단지 조성 및 주택공사비)의 15%를 해외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국가별로 사업을 발굴, 수행하기 위해 본사 글로벌사업본부 산하에 대륙별 사업본부를 설치·운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LH 관계자는 "해외 스마트 신도시 시장에서 총괄사업관리는 물론 가성비 높은 전문기업과 금융기업까지 아우르는 팀 코리아(Team Korea)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운영해 해외 진출 희망기업을 지원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현지화를 통해 사업 리스크를 제거하는 등 글로벌 도시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얀마 산업단지 합작법인 설립··· 해외진출 성과 가시화
LH는 지난해 8월 7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합작계약(Joint Venture Agreement)'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그동안 LH가 추진해 온 해외 투자와 개발사업 중 양해각서(MOU)와 합의각서(MOA)를 넘어 구체적인 협약으로까지 진행된 최초의 사업이다. 또 아세안(ASEAN) 지역에서 우리나라 기업을 위한 최초의 산업단지이기도 하다.
이번 사업에서 LH는 합작법인을 대표해 전반적인 산단조성 및 관리운영(경영)을 맡고 코트라,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산업단지공단 등이 '원 팀 코리아(One Team KOREA)'를 이뤄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미얀마 산단이 주목받는 이유는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강소기업 지원을 위해 공공기관과 국내 민간기업이 손을 잡고 미얀마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대표적 신남방정책의 성공적 사업모델이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약 5400만명의 인구를 바탕으로 매년 7%의 경제성장을 이뤄내고 있으며, 인도·중국·태국 등 거대 신흥국과 인접한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해 향후 아세안의 생산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아세안의 다른 국가에 비해 젊고 저렴한 양질의 노동력 제공이 가능해 노동집약적 산업에 유리하다. 최근 미얀마 내 외국인투자(FDI) 촉진을 위한 움직임이 있고, 빠른 경제성장으로 인해 미얀마 국민의 구매력도 증가해 내수시장으로의 진출도 유망하다.
한-미얀마 경협산단은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시에서 북측으로 10㎞, 양곤 국제공항과는 25㎞ 정도 떨어져 있으며, 양곤~만달레이 고속도로와 인접한 양곤주 야웅니핀 지역에 있어 내륙으로 이동하기 쉽다. 또한 LH 40%, 미얀마 정부 40%, 글로벌세아(주)가 20%를 투자한 합작법인이 사업시행을 맡아 토지소유권 확인이 어려운 미얀마에서 국내기업이 소유권 분쟁 없이 최소 50년간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토지 사용이 가능하다.
LH는 한국 정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700억원을 활용해 양곤~만달레이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산업단지 전용 진입도로를 설치하고, 안정적 전력 공급과 정수장 및 폐수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미얀마 정부와 LH는 공장설립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입주기업지원센터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미얀마 진출을 고려하는 국내기업들에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미얀마 경협산단은 작년 9월 본격적 사업착수를 위한 기공식을 개최했으며, 합작법인 구성원의 출자를 시작으로 설계발주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미얀마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대규모로 투자를 진행하며 여러 인프라 개발사업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 이번 LH의 합작법인 설립으로 뒤늦게 참여한 우리나라가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LH는 향후 우리나라의 강남에 해당하는 미얀마 달라 신도시 건설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산단 개발··· 日과 경쟁
한-미얀마 경협산단 합작계약 체결 이틀 후인 지난해 8월 9일 LH는 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핵심 전략파트너국인 베트남에서 흥옌성 경제협력 산업단지 예비시행약정서와 하노이 코비 사회주택 사업협력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흥옌성 경제협력 산업단지 예비시행약정서는 흥옌성 인근 150만평 규모의 친환경 신도시인 '에코파크'를 성공적으로 건설한 베트남 현지 디벨로퍼 에코파크사의 자회사인 TDH 에코랜드사와 체결했으며, 사업의 신속한 인허가절차 추진을 위해 상호간 역할분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흥옌성 경협산단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 남동쪽 약 30㎞ 지점에 위치해 있고, 흥옌성 리트엉끼엣 산업도시(분당신도시 1.5배 규모) 안의 면적 4.5㎢(약 138만평) 규모이다. LH는 우선 1단계로 1.4㎢(약 45만평)의 클린산단 조성을 준비 중이며, 추후 2단계 및 도시구역 3.7㎢도 단계적으로 사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경협산단의 배후에는 삼성, LG 등 한국 대기업들이 다수 입지해 있어 기존 공단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고, 하노이~하이퐁 간 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어 노이바이 국제공항 및 경제특구가 위치한 하이퐁 심해 항만과도 1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LH는 향후 조성될 산업단지에 첨단통신 네트워크 설비 등 한국형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입주기업의 공장설립과 같은 인허가 지원 및 각종 금융·법률·세제 상담 등을 일괄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센터를 도입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그간 베트남 북부지역에 700ha에 이르는 대규모 탕롱 산업단지(3개 지구)를 조성한 일본 스미토모와 베트남 전역에 걸쳐 7개 산업단지를 조성한 싱가포르-베트남 합작회사인 VSIP 등과 경쟁하며, 한국의 공공부문이 베트남 산업단지 시장에 진입하는 최초의 사례"라면서 "베트남 최초로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운영해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들의 안정적인 베트남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베트남서 스마트홈 공급 박차··· 관련 업체 해외 진출도 지원
LH는 흥옌성 경제협력 산업단지 예비약정서 체결에 이어 베트남 에코파크사 및 TDH 에코플레이스사와 하노이 코비 사회주택 사업협력 합의각서를 체결하고 베트남의 사회주택 개발사업에도 진출기반을 마련했다. 베트남 사회주택은 공무원, 군인, 산업단지 근로자, 저소득층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공공분양 및 공공임대주택을 말한다.
하노이시 자람현에 위치한 코비 사회주택 개발사업은 약 60만㎡ 규모로 총 3200억원을 들여 사회주택·상업주택 등 총 4600호를 건설할 계획으로, 2017년 베트남이 우리 정부에 요청한 도시 및 주택건설 패키지 사업이다. LH는 그간 신도시 개발 및 공공주택을 공급하며 보유한 경험과 기술을 사회주택 건설에 적극 활용할 뿐만 아니라,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해 요소기술을 보유한 국내 관련 기업 및 건설업체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LH는 미얀마, 베트남 외에도 2017년 3월에 인도의 마하라슈트라주 칼리안-돔비블리시와 KDMC 스마트시티 개발사업 협력 MOU를 체결해 외국기업 최초로 시행자 지위를 확보했다. 또 작년 3월에는 '인도 뭄바이 반드라 공공지구(BKC) 재개발사업' MP수립 용역의 PM기관으로 참여함으로써 인도 최초로 한국의 경제개발협력기금(EDCF)이 지원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변창흠 LH 사장은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에 발맞춰 LH가 스마트신도시, 산업단지 등에서 다년간 축적한 개발사업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아세안 국가 간 경제협력 증진에 기여하고, 우리의 개발사업 역량이 필요한 세계 여러 국가의 도시·주택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