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용자 3억명... 미니 앱 '샤오청쉬'로 애플·구글 맞서는 텐센트

2020-01-11 22:30
텐센트, 위챗 미니 앱 '샤오청쉬' 3주년 성과 공개... 구글 이어 애플마저 대체하는 중국 모바일 앱 생태계 제왕 꿈꿔

텐센트가 미니 앱 서비스 '샤오청쉬(小程序)'의 3주년 성과를 공개했다. 샤오청쉬는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서 이용할 수 있는 확장 앱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바오리세계무역센터에서 연례개발자행사 '위챗 오픈 클래스 2020'을 개최하고, 샤오청쉬 출시 3주년에 따른 관련 성과를 소개했다.

샤오청쉬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아야 하는 일반 앱과 달리 위챗에 바로 설치할 수 있다. 때문에 위챗만 실행하면 바로 다양한 교통·구매·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택시를 부르고 싶다면 위챗에서 중국판 우버 서비스인 '디디추싱'을 검색하면 바로 디디추싱이 제공하는 대부분의 기능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등에 포함된 구매·결제 서비스는 앱에 기본 포함된 기능이라 이용자가 임의로 삭제할 수 없지만, 샤오청쉬는 이용자가 더 이용하지 않는다면 바로 삭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위챗 앱이 느려지거나 복잡해지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샤오청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은 2017년 초 58만개에서 2019년 12월 100만개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징둥닷컴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부터 교통·배달·금융까지 다양한 생활밀착형 앱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경우 샤오청쉬 등록율이 99%에 달한다. 지난 해 샤오청쉬를 통해 발생한 전자상거래 매출 규모는 8000억위안(약 134조원)에 도달했다.

샤오청쉬의 이용자도 2017년 출시 당시에는 일일(DAU) 1억7000만명 수준에서 2019년 12월 일일 3억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중국인 5명 중 1명이 매일 위챗을 켜고 샤오청쉬를 실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용자 한 명당 설치하는 평균 미니 앱 수도 2018년 대비 98% 증가했고, 평균 사용량도 4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챗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샤오룽 텐센트 부회장은 "위챗 하나로 개인에게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아이디어가 샤오청쉬 탄생과 오늘날 성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위챗을 중심으로 모바일 앱 생태계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장샤오룽 부회장의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텐센트는 위챗·샤오청쉬 개발 API뿐만 아니라 텐센트가 보유한 데이터도 더욱 확대 공개할 계획이다. 1월 기준 샤오청쉬 개발자수는 150만명에 달한다.

텐센트가 이렇게 위챗을 중심으로 한 앱 생태계를 꾸리는 이유는 애플·구글 등 미국 IT 기업의 모바일 OS 패권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애플과 구글은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라는 앱 장터를 통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앱 시장을 장악했다. 구글의 중국 시장 철수로 플레이스토어는 중국에서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지만, 앱스토어는 중국 시장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텐센트는 안드로이드용 앱 장터 '잉융바오'로 중국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를 확보한데 이어 샤오청쉬를 통해 애플 앱 생태계도 확보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샤오청쉬가 아이폰 시장에 자리를 잡으면 전체 앱 매출에서 애플로 들어가는 30%를 텐센트의 몫으로 바꿀 수 있다는 계산이다.
 

텐센트 미니 앱 서비스 샤오청쉬.[사진=바이두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