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긴장 완화…안도하는 정부, 여전히 불안한 정유업계
2020-01-10 17:34
트럼프, 군사행동 대신 경제제재로 수위조절…국제유가도 회복세
홍남기 부총리 "군사적 긴장 완화하면서 시장 진정되는 모습"
정유업계, 정부와 미묘한 시각차…"안심할 단계는 아냐…여전히 모니터링 중"
홍남기 부총리 "군사적 긴장 완화하면서 시장 진정되는 모습"
정유업계, 정부와 미묘한 시각차…"안심할 단계는 아냐…여전히 모니터링 중"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0.08%(0.05달러) 하락한 59.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3월분 브렌트유도 같은기간 0.11%(0.07달러) 떨어진 65.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달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두바이유는 0.22%(0.15달러) 올라 66.15달러에 거래됐지만, 이번주 초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배럴당 70달러 직전까지 오르던 추세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 진정된 상태다.
앞서 이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에 의해 사살된 데 이어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한 반격을 개시, 양국 사이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미국인 사상자는 한 명도 없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군사행동이 아닌 경제제재로 대응수위를 낮추면서 양국 갈등은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0일 중동상황 관련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란의) 폭격사태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과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다소 완화되면서 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이라면서 "실물경제 부문에서 직접적 영향이나 특이 동향은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중동지역의 정세불안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면서도 "엄중한 인식과 대응자세를 갖출 필요는 있겠으나, 지나치게 과도한 불안감을 강조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GS칼텍스, S-OIL(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는 아직 한시름 놓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국내 정유업계는 원유 수입량 가운데 70% 비중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고, 이 중 97%가 이란 인근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는 만큼 원유수급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원유수입길이 막히는 등의 상황에 직면한 것은 아니기에 협소한 의미에서는 직접적 실물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과 이란 간 긴장상태가 지속되는 한 원유수급에 대해서는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기에 여전히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