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속철굴기' 징후고속철 상장...5조원 투자자금 확보

2020-01-08 15:52
2015년 이후 중국 본토증시 최대 규모 기업공개

중국 베이징~상하이 고속철 건설·운영을 맡고 있는 '징후고속철'이 기업공개(IPO)로 5조원대 자금을 조달한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둔 징후고속철은 6일 신주 공모를 진행한 결과 투자자가 대거 몰리면서 12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징후고속철은 이번 IPO를 통해 62억86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전체 발행 주식의 12.8%에 상당한다. 주당 공모가는 4.88위안으로 총 306억7000만 위안(약 5조1719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징후고속철 IPO 결과는 오는 10일 발표되며, 조만간 상하이 메인보드에 상장하게 된다. 

SCMP에 따르면 징후고속철 모회사인 중국국가철로그룹(이하 철로그룹)은 이번 IPO로 확보한 5조원대 자금을 안후이성 등 타지역 고속철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고속철 건설에 정부 자금 외에도 민간의 자본 투자를 유치하기로 전략을 바꿨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SCMP는 지적했다.  

철로그룹은 2013년 철도부 해체로 세워진 국유기업이다. 현재 징후고속철 이외에도 중국 주요 지역 철도 건설·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과거 중국 철도당국은 은행 대출이나 채권 발행을 통해 철도 건설 자금을 확보했는데 이 결과 적자난을 겪었다. 실제로 현재 철로그룹 부채는 5조4000억 위안에 달하고 있다. 산하 18개 지역 철로국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2개 철로국이 모두 적자난에 허덕이고 있다.

스티븐 장 모건스탠리 화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안정적으로 경제 성장을 하기 위해 교통 등 기존 인프라와 5세대(5G) 네트워크 등 첨단기술에 대한 자본 지출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철로그룹의 부채가 많지만 상대적으로 투명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고속철.[사진=신화망]

2011년 6월 30일 개통된 징후고속철은 중국 철도 교통망 가운데 가장 중요한 노선으로 꼽힌다. 징후고속철의 상장 소식은 중국 자본시장에서 줄곧 화제였다. 자금조달 규모로 보면 역대 다섯 번째로 큰 데다가, 2015년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 이후 중국 본토 증시에서 이뤄지는 최대 규모의 IPO다.

또 중국 고속철 산업의 성장성이 우수하고, 징후고속철은 그중 가장 수익성 높은 노선이라는 이유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징후고속철에 따르면 2018년 한해 순익은 102억 위안에 달한다.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징후고속철의 매출이 2013년 182억 위안에서 2018년 312억 위안으로 증가해 이 기간 연 평균 성장률이 13%에 달했다며 중국 고속철의 '황금노선'으로 꼽힌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고속철 굴기(崛起·우뚝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톈진 구간 고속철을 처음 개통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 고속철 구간은 급격히 확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3만㎞로, 전 세계 최대 고속철 구간거리를 자랑한다. 전세계 고속철의 3분의 2가 중국에 깔려있는 셈이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고속철 전체 구간거리를 3만800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