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국제전시회 흥망성쇠... 기술 트렌드 선점이 관건
2020-01-06 11:42
기술 트렌드 선점효과로 흥행 성공한 미국 CES
기술 트렌드 따라 잡지 못해 사라진 독일 CeBIT
기술 트렌드 따라 잡지 못해 사라진 독일 CeBIT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0’이 열린다. CES는 정보통신기술(ICT) 트렌드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장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 다른 경쟁 전시회들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제 CES를 더 이상 가전박람회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냥 CES라 불러주세요.”
CES를 주최하는 게리 샤피로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이 강조했던 말이다. 1967년에 처음 개최된 CES는 올해 52년째를 맞는다. 행사 초기엔 가전제품을 전시했지만, PC와 노트북·스마트폰 등 IT기기의 전시 비율이 커지고 완성차 업체들이 참가하면서 종합기술전시회가 됐다. CES 주체단체도 전미소비자가전협회(CEA)에서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로 이름을 바꿨다. 이제 CES는 군사기술 이외의 모든 민간기술이 전시되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IT업계는 CES가 종합기술전시회로 모습을 바꾼 가장 큰 이유로 기술의 변화와 미국의 경제상황을 꼽는다.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CES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기 시작했다. 2008년엔 리먼쇼크의 직격탄을 맞아 참가 업체가 줄었다. 2009년에 열린 CES의 방문자가 전년 대비 22% 줄어든 11만명까지 하락했다는 기록이 있다.
위기에 직면한 CES 주최단체는 완성차 업체를 찾아 전시 참가를 요청했다. 포드가 먼저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후 자율주행기술과 차량공유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자 자동차기업들의 참가가 급격히 늘었다.
급변하는 기술의 파도에 제대로 올라타지 못한 전시회는 독일 하노버에서 열렸던 IT 전시회 세빗(CeBIT)이 대표적이다. 도이치메세(Deutsche Messe)가 주최해 온 CeBIT은 끝내 2019년의 행사 개최를 포기했다. 1990년대 중반에 피크를 맞았을 때는 7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라 불렸다. 1987년부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기 시작하면서 CeBIT의 존재감이 급격히 떨어졌는데, IT기기의 주역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간 시기와 일치한다. CeBIT은 하드웨어 전시회에서 IT 솔루션을 전시하는 행사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미국에선 2003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전시회 컴덱스(COMDEX)가 막을 내렸다. CES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11월에 개최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직접 기조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컴덱스도 PC에서 모바일로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잡는 데 실패했다. 매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렸던 국제자동차전시회 디트로이트모터쇼는 올해부터 개최시기를 6월로 바꿨다. 1월에 열리는 CES에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다.
유럽에서도 국제전시회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매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최대 가전전시회 IFA가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와 연대를 맺었다. 가전과 자동차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전시해 손님을 끌어모으겠다는 노림수다. CES를 벤치마킹한 결과다.
IT업계 관계자는 “이제까지 자동차와 가전, 통신, 주택이라는 명확한 산업과 업종의 구분이 가능했지만, 모든 산업이 디지털화되면서 명확한 업종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며 “기술전시회를 둘러싼 지각변동은 디지털기술이 촉진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제 CES를 더 이상 가전박람회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냥 CES라 불러주세요.”
CES를 주최하는 게리 샤피로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이 강조했던 말이다. 1967년에 처음 개최된 CES는 올해 52년째를 맞는다. 행사 초기엔 가전제품을 전시했지만, PC와 노트북·스마트폰 등 IT기기의 전시 비율이 커지고 완성차 업체들이 참가하면서 종합기술전시회가 됐다. CES 주체단체도 전미소비자가전협회(CEA)에서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로 이름을 바꿨다. 이제 CES는 군사기술 이외의 모든 민간기술이 전시되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IT업계는 CES가 종합기술전시회로 모습을 바꾼 가장 큰 이유로 기술의 변화와 미국의 경제상황을 꼽는다.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CES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기 시작했다. 2008년엔 리먼쇼크의 직격탄을 맞아 참가 업체가 줄었다. 2009년에 열린 CES의 방문자가 전년 대비 22% 줄어든 11만명까지 하락했다는 기록이 있다.
위기에 직면한 CES 주최단체는 완성차 업체를 찾아 전시 참가를 요청했다. 포드가 먼저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후 자율주행기술과 차량공유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자 자동차기업들의 참가가 급격히 늘었다.
급변하는 기술의 파도에 제대로 올라타지 못한 전시회는 독일 하노버에서 열렸던 IT 전시회 세빗(CeBIT)이 대표적이다. 도이치메세(Deutsche Messe)가 주최해 온 CeBIT은 끝내 2019년의 행사 개최를 포기했다. 1990년대 중반에 피크를 맞았을 때는 7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라 불렸다. 1987년부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기 시작하면서 CeBIT의 존재감이 급격히 떨어졌는데, IT기기의 주역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간 시기와 일치한다. CeBIT은 하드웨어 전시회에서 IT 솔루션을 전시하는 행사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유럽에서도 국제전시회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매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최대 가전전시회 IFA가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와 연대를 맺었다. 가전과 자동차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전시해 손님을 끌어모으겠다는 노림수다. CES를 벤치마킹한 결과다.
IT업계 관계자는 “이제까지 자동차와 가전, 통신, 주택이라는 명확한 산업과 업종의 구분이 가능했지만, 모든 산업이 디지털화되면서 명확한 업종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며 “기술전시회를 둘러싼 지각변동은 디지털기술이 촉진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상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