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CES 2020] AI 앞세운 '8K TV 전쟁' 2라운드…음향까지 똑똑해졌다

2020-01-05 12:39
삼성-LG, AI 앞세워 'TV 전쟁' 2라운드…8K TV 원년 시장 선점 총력
2022년엔 8K TV 500만대로 폭발적 성장 예상…양사 신경전 자제할 듯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이어진다. 양사는 오는 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0'에서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TV 신제품을 나란히 공개한다. 지난해 8K 화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던 두 업체가 이번엔 한층 진화한 AI 기술을 TV에 접목해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2020년형 'QLED 8K' TV를 공개한다. 신제품은 'AI 퀀텀 프로세서'를 탑재해 화질은 물론 음향과 편의 기능에서도 한층 진보한 AI 기술을 선보인다.

◆삼성 QLED, 영상 따라 소리도 움직인다
 
2020년형 'QLED 8K' TV는 원본 영상의 화질과 관계없이 8K 수준의 고화질로 변환하는 업스케일링 기능을 강화했다. 8K를 지원하지 않는 방송도 8K급 화질로 시청할 수 있다. 두뇌의 신경세포 뉴런을 모방한 신경망 네트워크가 스스로 최적의 알고리즘을 생성하기에 어떤 영상이 입력되더라도 최적의 업스케일링이 가능하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어댑티브 픽처(Adaptive Picture)' 기능도 새롭게 적용한다. TV가 주위 환경을 인식해 자동으로 화면 밝기와 명암비를 조정해준다. 햇빛이 강한 장소에서도 일부러 커튼을 치거나 조명을 끌 필요가 없다.

삼성전자는 AI 기술로 화질뿐 아니라 더 풍부한 음향을 구현했다. 'OTS(Object Tracking Sound) 플러스'는 TV 스피커가 영상 속에서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별도의 5.1채널 스피커 없이도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다.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이 나올 때 움직임에 따라 소리도 함께 움직이는 식이다.

TV에 별도 사운드바를 연결할 때 TV와 사운드바의 스피커를 모두 활용해 최적의 사운드를 찾아주는 'Q 심포니' 기능을 추가했다. 주위 소음을 인식해 영상 속 화자의 목소리 크기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AVA(Active Voice Amplifier)' 기능도 주목받는다.

◆LG '리얼 8K', 콘텐츠 종류 따라 최적화 척척

LG전자도 더욱 나아진 AI 프로세서 '알파9 3세대'를 탑재한 '리얼 8K' TV 신제품을 선보인다. 3세대 프로세서는 지난해 공개된 전작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학습 알고리즘이 향상됐다.

알파9 3세대는 화면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얼굴과 텍스트를 각각 인식한다. 얼굴의 경우 피부 톤을 자연스럽게 하고 표정을 디테일하게 표현해주고, 텍스트의 테두리 부분은 더 또렷하게 보여준다. 8K 업스케일링 기능도 지원해 2K나 4K 해상도의 영상을 8K 수준의 화질로 즐길 수 있다.

재생 영상의 종류를 스스로 인식한다는 것도 강점이다. 스포츠, 영화, 애니메이션 등 시청자가 보는 콘텐츠의 장르를 파악한 뒤 그것에 맞게 화질을 최적화한다. 콘텐츠에 따라 음향 설정도 바뀐다. 뉴스를 볼 때는 목소리를 더 또렷하게, 영화를 볼 때는 효과음을 웅장하게 재생해준다. 2채널 음원을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로 변환해 TV 설치 공간에 적합하게 음향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자사의 AI 플랫폼 'LG 씽큐'를 기반으로 하는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은 더욱 강화됐다. 전 세계 144개 국가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지원하는 언어만 20개에 달한다.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 AI 비서를 탑재했고, 애플의 '에어플레이2'와 '홈키트' 서비스와도 연동했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AI 홈보드 기능을 음성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AI 홈보드는 TV 화면을 통해 집 안의 스마트 가전을 파악하고 제어하는 기능이다. 올해부터는 TV와 떨어진 곳에서도 음성 명령만으로 가전제품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올해는 8K TV 원년··· 삼성·LG, 시장 선점에 총력

양사는 'CES 2020'에서 직접적인 싸움은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업체는 지난해 8K 화질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맞제소할 정도로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업계에선 최근 삼성전자가 CES의 주관사인 전미 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8K UHD'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과 CTA 측이 전시 참가 계약서에 상호 비방 금지 조항을 명시했다는 점을 들어 숨 고르기에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관측한다.

하지만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사가 간접적인 신경전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8K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약 85%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8K TV 시장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만큼 시장 판도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관련 업계는 올해 8K TV 시장이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 모멘텀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지난해 12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글로벌 8K TV 시장 규모가 올해 30만대, 2022년엔 500만대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