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총선 불출마 선언…'패스트트랙' 지도부가 책임져야

2020-01-02 09:35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서 굉장한 무력감…후진에게 기회"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올해 4·15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2일 선언했다.

여 의원의 총선 불출마 배경으로는 지난해 말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한 책임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의원은 이에 무력감을 느껴 불출마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여 의원은 이번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부가 져야 한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으로 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에서 3선을 한 여 의원은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20대 국회에서는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냈다.

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국익을 무시한 채 오직 당파적 이익만을 쫓기 위해 온갖 불법과 탈법을 마다 않는 작금의 정치현실, 나아가 오직 내 편만 국민이라 간주하는 극심한 편가르기에 환멸을 느꼈다"며 "'법치'와 '협치', 그리고 '국익'을 포기한 국회에 더 이상 제가 설 자리는 없다. 또한 이러한 망국적 정치현실을 바꾸거나 막아낼 힘이 저에게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연부역강(年富力强)한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에서는 김무성·김세연·김영우·김도읍 ·김성찬·윤상직·유민봉 의원이 당 쇄신을 요구하며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여 의원은 8번째 공식 불출마 현역 의원이 됐다.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