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생산 멈췄다…제주개발공사 노조 총파업 거센 후폭풍

2020-01-01 00:10
감귤 가공공장 가동 중단 우려도…사장 사퇴에도 파업 ​‘강행’

‘제주삼다수’. [사진=삼다수 제공]


[데일리동방]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 노조가 총파업한 데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제주삼다수 생산이 전면 중단됐고, 귤가공 공장까지 가동을 멈추면서 가공용 감귤 처리 역시 중단 위기에 처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개발공사 노동조합은 지난달 27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날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사측과 담판을 진행했지만 성과 장려금 지급과 근로자 처우개선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가 파업하면서 조합원 612명 가운데 법정 필수요원과 수습사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출근하지 않았다. 이 여파로 제주삼다수 생산은 전면 중단됐다. 현재 제주삼다수 한 달 치 재고 물량이 있지만, 오랜 기간 버틸 수 있는 비축분은 아니다. 파업이 길어질 경우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제주삼다수 시장 점유율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공급 중단이 점유율 하락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주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 절반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지난 7월 37.8%로 점유율 40%대가 무너졌다. 반면 경쟁자인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13.6%)와 농심 백산수(8.7%) 등은 활발한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오리온까지 생수를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위기감을 느낀 삼다수 측은 제품 출시 이후 처음으로 ‘1+1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파업 여파 때문에 이런 마케팅을 지속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뿐만이 아니다. 감귤 가격 부진 여파 등으로 가공용 감귤 처리 물량이 쏟아지지만, 노조 파업으로 제주개발공사 감귤가공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가공용 감귤 처리 역시 중단 위기를 겪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산 노지감귤 가격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예산 114억원을 투입해 당초 3만t에서 2만t을 추가 수매해 가공용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현재 하루 평균 처리되는 물량 1520t 중 절반 이상을 공사에서 처리하고 있다.

도는 가공처리와 농축액 소비 등에 따른 비용 발생분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 가공용 감귤 처리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중단될 수도 있다.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이 노조 파업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사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 사장은 2020년 4월까지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었으나 사의를 표명했고, 원희룡 도지사는 지난달 28일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오 사장 사퇴 이후에도 공사 태도에 변함이 없다며 지난 30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삼다수 생산공장 앞에서 노조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열었다. 허준석 노조위원장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 창구를 항상 열어 놓고 있지만, 공사 경영진은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화조차 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노조는 △야간근로수당 확대 △성과장려금 도입 △인사위원 추천권 확대 △근속승진 도입 등을 요구하고, 주요 경영진 퇴진 때까지 파업을 진행한다는 강경책을 내놨다. 이에 사측은 “지방공기업으로서 행정안전부 지방출자·출연기관 예산 편성 지침에서 제시한 인상률을 넘을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수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생산을 중단한 것은 치명적”이라며 “한 번 떨어진 시장 점유율을 다시 끌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