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유동원 본부장 "주식투자는 마라톤처럼"

2019-12-26 17:56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본부장 인터뷰
글로벌 자산배분 필수...향후 2년간 글로벌 증시 추가 상승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26일 본지와 만나 "어떻게 수익을 올리고 어떤 방향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주식은 마라톤과 많이 닮았습니다. 오랜 기간 계획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죠."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이 강조한 투자 원칙이다. 사실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아는 이론이다. 실천하지 않는 게 문제다. 또 장기투자를 실천하더라도 무턱대고 아무 주식이나 살 수는 없다.

유 본부장은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곧 한 해가 끝난다. 어느 때보다 투자자들이 시장 전망을 궁금해할 시기다. 26일 유 본부장을 만나 투자자들이 숙지하고 실천해야 할 투자 원칙들을 들었다.   

◆유동원 본부장은 장기투자 전도사 

유 본부장은 이른바 가치투자·장기투자 전도사로 불릴 만하다. 그는 개인 블로그와 사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글로벌 주식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유동원의 성공투자' 블로그 가입자는 무려 1만4220명을 넘었다.

유 본부장은 "수익률을 꾸준히 내려면 올바른 투자 습관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투자 정보를 알릴 방법을 고민하다 블로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과 같은 가치투자자들은 기업가치를 구성하는 순자산가치와 성장가치, 수익가치를 눈여겨본다.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크게 낮은 종목을 찾아내 장기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20대부터 꾸준히 우량종목에 투자하면서 60대에 해당 주식을 판다고 생각해보자. 이처럼 주식에 장기투자했을 경우 어떤 자산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유 본부장은 "종목에 대한 전략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며 "순간의 달콤한 걸 좇다가 미래에 쓴맛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말도 안 되는 수수료를 붙이는 상품은 피해야 한다"며 "철저히 종목을 분석하고 장기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산배분 절대적 필요

요즘처럼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는 일희일비하기 쉽다. 그래도 이런 때일수록 기업가치가 뛰어난 곳, 동업하고 싶을 만큼 좋은 회사를 발굴해 긴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 특히 유 본부장은 글로벌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되도록 한 종목에 '몰빵'하기보다는 분산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글로벌 자산배분은 우리나라 금리보다 확실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가 이뤄지도록 글로벌 자산배분을 해야 한다"며 "다들 미국과 중국의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데, 그래도 미국과 중국에 집중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은 저마다 글로벌 시가총액의 약 50%,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유 본부장은 "2020년에는 미국과 중국의 비중을 각각 65%, 20% 가까이 가져가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대표 성장주(4차 산업혁명)도 눈여겨봐야겠다.

특히 미국 나스닥과 중국 선전(深圳)지수 관련 비중을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저변동성‧고배당 주식 비중과 미국 국채‧금‧은 투자 비중을 일정부분 유지해야 한다. 또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글로벌 자산배분 투자전략도 유효하다는 게 유 본부장의 분석이다.

당연히 시장을 좇아선 안 된다. 개인이 변덕스런 시장에서 투자 적기를 찾기는 어렵다. 언제나 회사를 봐야 하는 이유다. 그는 "수입의 10% 이상을 10년 이상 투자해야 한다"며 장기투자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유동원 본부장은 "단박에 성과를 내려는 욕심을 버리고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장기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글로벌 증시 2년간 추가 상승

아울러 유 본부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향후 2년 동안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상승 폭은 적어도 현재 주가 대비 20% 이상 오를 것"이라며 "잔존가치 모델상 선진국과 신흥국은 각각 12.5%, 21.1% 수준으로 전체 글로벌 시장 상승 여력의 20.8%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장·단기 금리 차이 역전에 이은 경기 침체와 증시 폭락에 대해선 아직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유 본부장은 "과거 장·단기 금리차 역전 이후 1~3년 내에 하락 사이클이 온 것은 맞는다"며 "장·단기 금리차이가 나타난 이후에도 경기 침체가 아닌 시기에는 미국 증시가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4차례 주기 모두 시장이 고점을 형성하기 전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먼저 하락했었다"며 "이는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확대에서 나타난 현상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 폭이 고점 대비 절반 정도 하락하는 구간에서 폭락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내년 미국 증시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유 본부장은 "미국의 매력도가 신흥국 시장보다 떨어지지만, 미국 나스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잔존가치 모델로 돌려 보면 나스닥 상승여력이 25% 이상이고, 나스닥 100 기업들의 상승여력은 무려 40%를 넘는다"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고점에 이를 때까지 미국 증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될 시기에 달러를 보유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며 "나스닥이나 중소형주 업종을 잘 고르면 미국에서 두 자릿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