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최정우 ‘안전경영’ 도마에...광양제철소 폭발사고
2019-12-24 18:32
3년간 1.1조 안전 투자에도 사고 잇달아
경험 없는 철강현장으로 이해 부족 지적
경험 없는 철강현장으로 이해 부족 지적
현장 경험이 전무한 최 회장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철강현장 관련 직책을 맡은 경험이 없는 그의 취임은 비철강사업 육성에 대한 포스코 의지로 100년 기업 발판이 될 신사업 개척에 대한 과제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기본적인 안전관리 대책 필요
포스코 내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2월 포항제철소 부두하역기 사망사고를 시작으로 6월 광양제철소 포스넵공장 폭발사고, 7월 광양제철소 정전에 따른 가동 중단과 포항제철소 3코크스공장 사망하고 11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공장 사고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더불어 제철소에서 발생한 연기로 주민들이 불편은 겪은 것도 수차례다.
최정우 회장은 계속된 사고에 지난해부터 3년간 안전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7월 말에는 안전혁신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켰다. 최 회장은 작업환경 개선·안전장비·시설점검 등 프로세스 개선뿐 아니라 안전이 회사 문화로 발달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체질화할 수 있는 화동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잇따른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이 최우선가치’라고 주장해온 최정우 회장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직원들 원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노총 포스코 노동조합은 지난 7월 “포스코에서 지난해 5명, 올해 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안전에 대한 투자와 예방대책 요구를 회사가 묵살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은 또 “원가절감을 위한 1인 근무 등 사고의 철저한 원인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관련법 위반이 드러나면 책임자를 강력히 처발해야 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조의 산업안전 보건위원회 참여, 명예산업 안전감독관 활동 보장, 분기별 위험성 평가 조사, 상시 현장 감시 체계 구축 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지난해 7월 취임 당시 기업경영의 새로운 핵심가치로 ‘안전’을 꼽았지만 그 의미가 퇴식되고 있다며 비판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포스코에 근본적인 안전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100년 기업의 발판 될 ‘신성쟁동력’ 발굴 시급
최 회장은 1957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포스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기획재무실장 등 포스코그룹의 재무부문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다. 회장 직속 정도경영실장,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 부사장도 역임했다.
그는 취임 이후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상생과 소통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포스코가 각종 정경유착과 비리 논란에 시달려온 만큼 시민사회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 회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투명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포스코는 창립 이래 최초로 사외이사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기업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가 직접 주주를 만나 기업지배조 현황과 이사회 역할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더불어 올해 1월에는 고객 목소리와 제안을 최고경영층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혁신위원회’를 출범하기도 했다. 인사에서도 순혈주의를 깨고 주요 보직에 외부인사를 대거 영입했다.
최 회장은 2015년부터 2년 동안 포스코그룹 콘트롤타워 격인 가치경영실을 맡아 그룹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그는 그룹 구조조정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3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포스코그룹이 글로벌 경기 위축과 철강산업 악화, 신규 투자사업 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당시 최 회장이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그는 철강 본원의 경쟁력 회복, 재무 건전성 강화를 목표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비핵심사업과 자산 등을 매각했다. 포스코 국내 계열사는 기존 71개에서 38개로, 해외 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크게 줄었다.
포스코그룹이 이런 구조조정으로 누리게 된 재무 개선 효과는 모두 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포스코 내에서 많은 공과를 쌓은 그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최 회장은 1983년 입사 이후 35년 동안 제철소장 등 철강현장과 관련한 직책을 맡은 경험이 한 차례도 없다. 포스코그룹이 이익의 80%를 철강 분야에서 벌어들인다는 점에서 파격적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취임 당시 포스코가 비철강사업 육성에 미래를 걸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기도 했다. 철강의 기술적 차별화는 이제 어느 정도 성공한 만큼 신사업 확대와 효율적 조직개편을 위한 선택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더불어 부실경영과 비리의혹 등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이 된 포스코의 개혁과 쇄신도 그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