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내년 혁신기업 위한 코스닥 시장 진입요건 개편”

2019-12-11 13:50
2020년도 주요 추신 사업 계획 발표

2019. 12. 10.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020년 한국거래소 주요 추진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아주경제DB]

[데일리동방]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진입 요건을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에 유리하도록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또 불공정 행위 논란을 빚은 알고리즘 매매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위험관리 제도·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주요 추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정지원 이사장은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한 시장 진입요건 체계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며 "복잡하게 세분된 코스닥시장 진입요건 체계를 미래 성장 가치에 대한 평가 중심으로 단순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코스닥시장 진입 요건 체계는 11가지 유형으로 구성돼 있어, 단순화할 계획이다.

이어 그는 "미래 성장 가치를 직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게 시가총액인 것 같다"며 "시가총액을 중요요소로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현재 코스닥시장 진입 트랙은 일반기업 4개, 이익 미실현기업 5개, 기술성장기업 2개 등 총 11개로 나뉘며 계속사업 이익과 자기자본, 매출액, 시가총액 등을 평가하고 있다.

거래소의 이 같은 계획은 과거 재무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을 따져 혁신 기업의 코스닥시장 입성을 촉진하겠다는 의미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경우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신(新) 인프라 기업이 적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진입요건과 질적 심사 기준을 정비할 방침이다. 신 인프라 산업의 예로는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신재생에너지 등을 제시했다.

또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관리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지원 이사장은 "알고리즘 매매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해 매매기법 고도화에 따른 다양한 투자 행태를 수용하고, 알고리즘 매매자에 대한 사전 등록 의무 부과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알고리즘 거래를 통해 대규모 허수성 주문을 처리한 혐의로 글로벌 투자은행(IB) 메릴린치증권이 거래소로부터 제재금을 부과 받은 사례가 있다. 다만 메릴린치 측은 거래소가 정상적인 알고리즘 거래를 허수성 주문으로 잘못 판단했다며 이의를 신청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에 영문공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정보 공개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ESG 정보공개를 위해 거래소 내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정보공개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방침이다.

정지원 이사장은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결합상품 장내화와 관련해서는 시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장외 구조화 증권의 환매 시장 개설 요구의 타당성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 "발행사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투자자, 상장기업, 금융투자업계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거래소는 ▲ 다양한 지수 개발과 투자상품 다각화 ▲ 구조화 증권시장 상품 체계 개편 ▲ 장외 파생상품 거래축약 서비스 도입 ▲ 주식옵션 특화 신규 시장조성자 도입 ▲ 총선 테마주·기업사냥형 불공정거래·불법 공매도에 대한 시장감시 강화 등을 내년 사업 계획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