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신평사 일제히 등급 강등... LG디플·롯데쇼핑·두산·현대로템
2019-12-04 06:01
이마트·KCC는 내년 하락 우려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국내 주요기업 4곳도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받았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신평사 3곳이 신용등급을 낮춘 기업은 총 39곳으로 LG디스플레이, 롯데쇼핑, 두산, 현대로템은 신평사 3곳 모두 등급을 낮춘 기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마트와 KCC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
◆불확실성 확대·수익성 격차 축소
나신평은 올해 초 LG디스플레이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다. 그리고 지난달 19일에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중국 패널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며 액정표시장치(LCD) 부문 수익창출력이 약화된 게 원인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확대로 차입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조정 요인으로 꼽혔다. 한신평과 한기평도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을 낮추고 하반기 들어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등급전망 조정과 함께 발표한 보고서에서 "수요정체, LCD와의 가격경쟁, 중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증설경쟁 등으로 후발주자 대비 점유율과 수익성 격차가 축소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 5월 신평사 3곳은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주요 근거로 국내 주력사업의 수익창출력 악화와 실적 회복 불확실성을 꼽았다. 한기평도 실적 저하 속도가 빠르고 온라인 투자가 상대적으로 늦다는 점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밖에 한신평은 현대로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실적 불확실성 확대와 대규모 영업손실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 등이 이유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 철도부문의 경우 일부 프로젝트의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원가 부담 발생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 KCC 등 내년 본격 강등 우려
이마트와 KCC의 등급 하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2곳 모두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와 KCC의 주가는 연초 이후 각각 31%, 27%가량 빠진 상태다.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던 이마트는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신평사 3사와 더불어 무디스도 부정적 전망을 부여한 상황이다. 이마트는 점포를 비롯한 부동산 유동화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차처럼 실적 부진 등의 계기가 주어진다면 즉각적인 신용등급 강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기존 유통사업 모델 이익 감소와 온라인 매출 성장에 대한 의구심으로 올해 주가도 크게 하락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KCC도 등급 하향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무디스는 얼마 전 KCC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투기등급인 'Ba1'으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유리와 인테리어, 바닥재 사업 분할에 따른 이익 감소가 우려된 데다, 건축자재와 페인트 사업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CC의 주요 사업 영역인 건자재, 도료 부문의 단기적인 이익 회복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더욱이 국내 신평사들은 KCC의 등급을 'AA'로 유지하되 하반기 들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