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9%, 내년 성장률은 2.1%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갈등과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회복세는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나이스신용평가와의 공동세미나에서 “한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내년엔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회복세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디플레이션과 관련된 위험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을 2.1%로 내다본 것은 미·중 부분 무역합의가 성공적으로 타결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나온 전망치라면서 부분 무역 합의에 실패하고 양국 간의 관계가 악화할 경우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도 2% 미만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관계가 여전히 좋지 않고 한·일관계 역시 기술 업종에 위험요인으로 존재해 글로벌 무역 긴장이 상존하고 있어 경기 반등은 매우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이 1~2번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가 1% 미만까지 가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시급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는 말도 했다.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내년 상반기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는 입장이라며 한은이 먼저 보고자 하는 것은 재정 완화가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재정정책이 예상보다 큰 효과를 보이면 한은이 금리 인하를 연기하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강력한 재정정책을 펼친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이 2%를 밑돈다면 한은이 2분기 이후에 완화 신호를 시장에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 대비 소폭 개선된 2.2%로 예상했다. 최우석 나신평 평가정책본부장은 “저성장·저금리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함께 올해보다 나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산업별 전망은 부정적일 것으로 봤다. 최 본부장은 “올해 40개 산업 중 17개 산업이 불리한 환경에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17개 산업 중 특히 7개 산업은 실적 저하가 예상되며 신용등급 하방 압박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소매유통·디스플레이·석유화학·종합건설·할부리스·부동산신탁·주택건설 등이 이 같은 사업으로 꼽혔다.

최 본부장은 “내수 업종은 인구 감소와 가계부채 확대에 따른 소비여력 저하로 불리한 산업환경에 처할 것”이라며 “건설투자 부진으로 주택건설과 부동산신탁이 저하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