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품 없이도 스마트폰 만든다…화웨이, '스마트폰 1위' 탈환에 박차

2019-12-03 07:56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정부의 거래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출하량 목표를 늘리는 등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의 자리를 향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3일 대만 경제일보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폭스콘 측에 스마트폰 5000만대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생산을 요청했다.

화웨이는 내년도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 또한 올해보다 20% 늘어난 3억개로 잡고, 부품 공급업체에 충분한 물량 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중국 전역에서 상용화되는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폭스콘에 전체 5G 단말기 물량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任正非)는 최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자신감에는 미국의 전방위 제재에도 기술적으로 자립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메이트 30'에는 미국산 부품이 하나도 없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퀄컴 등 미국산 칩을 주로 사용했지만, 블랙리스트 제재 이후로는 네덜란드 NXP반도체,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 등으로 부품 조달처를 바꿨다. 장기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가 오히려 화웨이의 '기술자립'을 도와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21%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는 가운데 화웨이가 18%로 바짝 추격하는 구도다. 애플은 12%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