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중국이 따라하면 우리는 더 치고 나갈 것"

2019-12-03 06:00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서 '삼성 위드인' 행사 개최
고동진 사장, 새 UX 공개 앞두고 자신감 피력

"(중국 업체들의) 모방 자체가 삼성전자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삼성은 더욱 치고 나가면 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달 29일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 위드인(With In)' 행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삼성 위드인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진행된 소비자 초청 행사다. 고 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진과 개발자들이 직접 참석해 개발 방향을 설명하고 소비자 수요를 수렴하기 위한 취지다.

고 사장의 이날 발언은 정식 공개를 앞두고 있는 새로운 사용자경험(UX) '원(One) UI 2.0'의 독보적인 사용성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삼성전자의 UX를 모방한다는 의혹에도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사양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차별점을 두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요소를 제공하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원 UI 2.0은 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9'에서 처음 공개됐다. 구글이 공개한 최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10'을 기반으로, 이용자와 기기 간의 상호작용 확대와 편안한 시각적 경험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한 손 조작 모드'다. 스마트폰의 대형화 추세를 반영해 특정한 제스처를 취하면 한 손만으로도 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화면을 줄일 수 있다. 화면의 크기와 위치, 투명도 등 기존 원 UI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별도 애플리케이션 없이도 화면을 그대로 영상으로 저장할 수 있는 '화면 녹화' 기능도 추가된다. 알림 팝업창의 크기를 줄여 콘텐츠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한편 '다크모드'를 통해 이미지와 텍스트, 컬러를 자동으로 최적화한다.

구글이 안드로이드10을 공개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분주한 상황이다. 원플러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각각 새 UX 준비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원 UI 2.0 베타 프로그램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든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탑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출시된 '갤럭시 폴드'의 판매국도 내년 2월까지 60개국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준비에도 분주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조개껍데기처럼 여닫히는 '클램셸' 형태의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지난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인공지능(AI) 포럼 2019'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