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애고 줄이고 대체하고"...전자업계, 리사이클링 속도낸다

2019-11-26 15:27

포장 및 일회용품 최소화, 플라스틱 사용 금지 등 유통업계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친환경 운동이 전자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26일 델 테크놀로지스가 발표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향후 10년간의 장기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비전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판매되는 제품 개수 만큼 중고 제품을 재활용해 생산에 적용할 계획이다.

전체 생산품의 절반 이상을 재활용된 부품이나 재생 가능한 원자재로 만들어 순환 경제에 기여하고, 모든 포장재에 100% 재활용됐거나 재생 가능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델은 일찌감치 환경 친화적인 정책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고 있다. 2008년부터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노트북 포장재를 만들고 있다. 2017년 한 해에만 4000만 파운드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자체 수거 프로그램을 통해 90여개국에서 전자 폐기물을 수거해서 다시 활용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뿐 아니라 마더보드에서 나온 금도 재활용한다.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총괄사장은 "중요한 변화와 혁신은 깊은 헌신에서부터 시작한다"면서 "폭넓은 기술 포트폴리오와 인적 자원, 그리고 파트너십을 통해 인류의 삶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친환경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TV·냉장고 등을 고안하는 단계부터 적극적인 '마이너스 디자인'을 펼치고 있다. 제품 용기를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서 대나무·사탕수수 찌꺼기를 원료로 한 펄프몰드 트레이로, 이어폰과 케이블을 감싸는 비닐류는 친환경 종이로 바뀐다. 또 충전기 표면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던 비닐도 없앴다.

LG전자는 2012년부터 친환경 포장 설계 지침을 마련했다. 불필요한 포장은 줄이되, 제품을 보호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 제품이 담긴 박스 전체를 감싸는 방식에서 박스 모서리 위주로 포장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제품을 감싸고 있는 포장 수준에 따라 제품 이미지가 좌우됐지만 요즘엔 최소한의 구성으로 얼마나 잘 포장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앞으로 '제품을 얼마나 잘 만들어내느냐' 만큼 '얼마나 잘 재활용하느냐'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델 테크놀로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