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이마트 이어 '세대 교체' 바람...롯데는?
2019-11-25 16:04
"60년대생이 온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통해 60년대생을 대거 승진 발령하면서, 연말 유통업계 임원 인사에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앞서 지난달 이마트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69년생 강희석 대표를 선임하면서 세대 교체의 물꼬를 텄다. 내달 예정된 롯데그룹 임원 인사에서 신동빈 회장이 '젊은 피'를 수혈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백화점은 25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2020년 1월 1일부로 단행,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에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내정했다.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에는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이 승진, 기용됐다. 한섬 대표이사에는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60년생인 김형종 현대백화점 신임 사장은 1985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현대백화점 목동점장, 상품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한섬 대표이사직을 맡아왔다.
62년생인 윤기철 현대리바트 신임 사장은 1989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이래 기획조정본부 경영개선팀장과 기획담당, 목동점장,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쳤다.
67년생인 김민덕 한섬 신임 사장은 1990년 현대백화점에 입사, 기획조정본부 경영관리팀장과 경영전략 및 지원담당 등을 거친 기획 및 재무통이다. 2017년 한섬으로 이동해 경영 관리를 책임져왔다.
새로운 현대백화점 사장단은 72년생인 정지선 회장을 보좌해 신사업 확충에 힘쓸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당장 내년 하반기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국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또 대전·남양주·동탄에도 잇달아 아웃렛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면세점도 확충할 계획이다. 서울 코엑스점에 이어 동대문 입성을 노리고 있다. 두산이 폐업을 선언한 두타면세점 사업장 부동산을 인수,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에 단독 입찰한 상태다.
정지선 회장에 이어 그룹 2인자였던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장을 역임한 이 부회장은 그동안 정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M&A(인수합병)와 신사업, 조직문화 혁신 등을 주도해왔다. 그는 향후 상근 상담역을 맡아 그룹의 조언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백화점·아울렛 증축 및 신규 출점 등 사업 확장을 이끌었고, 김 사장은 현대리바트의 고급화와 B2C 중심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한 공로가 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 대해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의 오랜 관록과 경륜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에 앞서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이 그간 자문을 구해온 강희석 베인앤컴퍼니코리아 파트너를 이마트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충격 인사'를 단행했다. 올 2분기, 창립 이래 첫 적자를 낸 이마트가 '젊은 피' 수혈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복안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연스레 시선은 내달 예정된 롯데그룹 임원 인사에 쏠리고 있다. 특히 롯데 유통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실적이 작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쪼그라든 터라,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 등의 '세대 교체'가 확실시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를 시작으로 유통가의 세대 교체 바람이 거세다. 이커머스 공세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위기감이 팽배한 만큼 젊은 수장을 통한 조직 쇄신이 이어질 것"이라며 "롯데 역시 예외일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