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동백꽃' 이정은, 파란만장한 삶…"엄마가 돼도 엄마를 못 따라간다"

2019-11-21 10:03

"나는 내 딸 인생에 재앙이네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정숙(이정은). 그의 삶은 언제나 잔혹하고 파란만장했다. 폭력적인 남편과 배곯는 딸까지. 정숙은 이따금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눈물 지었지만 딸 동백(공효진 분)을 떠올리며 악착같이 버텼다. 떠나기 전 동백을 만난 그는 '적금' 탄 것 같은 행복을 느꼈고 조금 더 살고 싶어졌다.

21일 방송된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강민경)에서는 정숙이 동백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그려졌다.

[사진=해당 방송 캡처]


동백은 향미(손담비 분)의 죽음, 용식(강하늘 분)과의 이별에 몸도 마음도 지쳐버렸다. 연이은 이별에 괴로워하던 동백은 정숙에게 "엄마랑 나랑 7년 3개월 딱 그거 살았다. 그런 엄마가 어디 있느냐. 그깟 보험금으로 퉁치려고 하지 마라. 20년은 더 살아야겠다"며 신장 이식을 해주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정숙도 완강했다. 그동안 해준 것도 없는데 이제 와 찾아와 신장마저 떼어 받기에 염치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정숙은 주치의(홍서준)에게 "정숙의 병은 유전이라 동백 역시 50%의 확률로 정숙과 같은 병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무시무시한 소식을 듣게 된다. 투석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정숙은 "나는 내 딸 인생에 재앙"이라며 괴로워했다. 정숙은 동백을 떠나리라 다짐한다. 동백이 "속도 좋게" 자꾸만 신장을 내어주겠다며 매달렸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유전병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에도 동백은 "그냥 할래요"라며 신장 이식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여태껏 자신의 불운은 이미 다 썼고, 이제 행운만 받아낼 차례라며 "그깟 50%, 제가 이겨요"라며 자신했다.

동백의 뜻과는 달리 정숙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투석도 받지 않은 상태. 덜컥 겁이 난 동백은 용식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를 찾아달라 부탁한다.

그 시간 정숙은 모텔방에 홀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죽음을 예감하듯 흰 가운을 입고 가지런히 침대 위에 누운 그는 과거를 떠올리며 동백을 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정숙은 폭력적인 남편과 맞서 싸우고 어린 동백을 구해 도망쳐 나온다. 돈을 벌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가난은 아기 같아서 떨쳐내려 할수록 더욱 그에게 들러붙었다. 정숙은 동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쪽방 딸린 술집에서 주방일을 도왔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기에 그곳의 환경은 너무 좋지 못했고 정숙은 눈물을 머금고 그곳에서 뛰쳐나온다.

서울역에서 하루 노숙을 하게 된 정숙은 "배고프다"며 우는 동백을 보고 보육원에 버리기로 결심한다. 그가 배불리 밥을 먹으며 학교에 다닐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 정숙은 동백에게 "1년 뒤에 찾으러 올 테니 기다리라"고 했지만, 동백은 이 말을 잊고 미국으로 입양 간다.

어렵사리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정숙은 동백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이 사실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알려주고 싶어서다"라며 "동백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며 버림받은 일곱 살로 남아있지 말라고 응원했다. 평생 외로웠던 그에게 "허기지지 말고, 불안해 말고, 훨훨 살아. 훨훨"이라며 엄마의 마음이 온전히 담긴 편지를 남겼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동백은 엄마에 대한 마음이 간절해졌다. "엄마가 돼도 엄마를 따라갈 수가 없다"라며 그의 깊은 마음에 눈물을 보였다. 동백과 정숙은 이렇게 헤어지고 마는 걸까.

한편, 연쇄살인마 까불이의 범행동기가 드러났다. 바로 철물점을 운영하는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사람들의 태도. 자신의 기름때 낀 손톱을 경멸하고, 땀자국을 멸시하고, ‘똥파리’ 취급해 살인을 저질렀던 것. 까불이는 열등감이 만들어낸 괴물이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동백꽃 필 무렵’ 최종회는 오늘(21일) 목요일 오후 10분 앞당겨진 9시 5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