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가입 60 →55세…50세 이상 개인연금 세액공제 한도 상향
2019-11-13 10:00
국민 절반 이상 노후 준비 미흡…연금제도 개선해 안정적 노후 보장
'세입 감소·복지 지출 확대' 재정압박 대응…건전성 준칙 마련
'세입 감소·복지 지출 확대' 재정압박 대응…건전성 준칙 마련
정부가 급격한 인구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60세에서 55세로 낮춘다. 가입주택 상한 가격도 시가 9억원에서 공시가격 9억원으로 올린다. 50세 이상 장년층의 개인연금 세액공제 한도도 연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12일 이런 내용이 담긴 '고령인구 증가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 2018년 고령사회(65세 인구 고령인구 비중 14% 이상)에 진입했고, 오는 2025년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중 20% 이상)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2033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27.6%(1427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노후 준비는 미흡한 상태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를 보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노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2017년 기준 3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 수준인 70~80%에 크게 못 미친다.
우리나라 주택연금 가입률은 작년 기준 1.5%로 미국(1.9%), 홍콩(0.5%), 일본(0.1%) 등 주요국에 비해 낮지 않은 수준이지만, 국민 노후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된 현실을 고려하면 주택연금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 '안정적 노후 보장' 주택연금 가입 60→55세…퇴직·개인연금 개선
정부는 우선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기존 60세에서 55세로 낮춘다. 또 가입 상한 주택가격을 시가 9억원에서 공시가격 9억원으로 현실화한다.
전세를 준 단독·다가구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가입주택의 임대도 허용해 고령층 가입자에게 추가 수익을 제공하고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는 임대주택을 공급할 방침이다.
정부는 취약 고령층의 주택연금 지급액을 확대하기로 했다. 주택담보 노후연금 보증 계정(주연보)의 보증 재원 확대 등으로 마련된 보증 여력을 활용해 우대율을 기존 최대 13%에서 20%로 확대한다. 배우자 수급권을 강화하고자 가입자가 생전에 수익자로 지정한 자가 수급권을 취득하는 신탁을 활용해 가입자 사망 시 연금을 자동승계하도록 한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제도도 개선한다. 정부는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고, 중소‧영세기업에 대한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 제도를 도입한다. 퇴직급여를 장기에 걸쳐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세제 혜택을 확대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퇴직연금 운용방식을 다양화해 선택권을 확대한다. 퇴직연금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과 수익률 등에 따라 수수료가 정해질 수 있도록 수수료 산정체계 개선한다.
개인연금의 경우 세대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청년층과 장년층의 가입을 유도한다.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개인종합재산관리(ISA) 계좌의 만기 도래 시, 계좌금액 내에서 개인연금 추가 불입을 허용하고 세제혜택을 준다. 아울러 50세 이상 장년층의 개인연금 세액공제 한도를 연 200만원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세입 감소와 복지 비용 증가에 따른 재정 압박에 대비해 연내 장기재정전망에 조기 착수한다. 또 정책 제언 기능 강화를 위해 추계 모델 추가 도입을 검토한다. 장기재정전망 결과와 2020~2024년 국가 재정 운용 계획을 연계해 우리의 재정·경제 여건에 맞는 재정 건전성 재정 준칙도 마련할 방침이다.
◇ 중장년층 퇴직인력 창업 지원 확대
정부는 늘어나는 고령 인력의 활용을 높이기 위해 중장년 퇴직 인력의 기술 창업을 지원한다. 또 중소기업 재직자 임대주택 등 일자리 연계형 주택 보급, 건강검진·자기개발 등 복지 서비스 등을 통해 장기 재직 환경 조성한다.
고령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생산·제조공정 전반의 스마트화·디지털화를 추진한다. 이에 오는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 스마트산단 10개를 구축하고, 스마트제조 인력 10만명을 육성할 방침이다.
액티브 시니어(은퇴 후 적극적으로 소비·문화 활동을 하는 노년층) 등 고령층 수요 증가에 따라 내년 상반기 고령 친화 신산업 창출 전략을 수립한다. 창출 전략에는 고령 친화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기술개발 지원, 시장창출을 위한 패키지 수출지원, 혁신제품 공공조달 확대 등이 담길 예정이다.
정부는 고령자 가구·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고령자 주택과 1~2일 소형가구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 또 내년 상반기 중으로 고령 친화 도시 조성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1인 가구 거주 안전을 위한 건축 기준을 강화한다.
노인 연령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를 고려해 '이야기 할머니 사업' 연령 기준 상한선을 56~70세에서 56~80세로 연장한다.
정책별 목적 및 특성 등을 고려해 △소득보장 △노후생활 지원 △노인일자리 △사회공헌 △돌봄 △보호 등 노인복지정책을 7개 영역으로 구분해 기준연령의 장기방향을 검토한다.
이외에 장기요양보험 재정안정화를 위해 불필요한 지출요인을 개선하고, 보험료율 인상 등 추가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 대응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면서 "올해 안에 제2기 인구정책 TF를 구성해 제1기에서 논의되지 못한 과제와 국민 생활에 보다 밀접한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