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前유엔대사, "틸러슨·켈리가 트럼프 훼방"

2019-11-11 07:48
헤일리, "동참 설득 받았지만 거부"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과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나라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저항하고 그를 훼방했다고 주장했다.

10일 C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오는 12월 출간 예정인 회고록 '외람된 말이지만'(With all due respect)을 통해 이 같이 밝히며 두 사람이 자신에게도 같은 노선을 탈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켈리와 틸러슨은 그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항하고 불복종하는 것이 진짜 나라를 위해 노력하는 길이라고 털어놨다"고 적었다. "그들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건 자신들의 결정이지, 대통령의 결정이 아니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틸러슨과 켈리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에서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며 균형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불협화음 끝에 경질된 공통점이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그러나 자신은 그들의 말을 따르지 않았으며,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의 지시를 수행하는 임무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10일 CBS에 방영된 인터뷰에서 "그 일은 진짜 일어났다"면서 "그들은 내게 그런 말을 할 게 아니라 대통령에게 말했어야 한다. 그들은 대통령에게 자신들이 가진 생각의 차이를 말한 다음 대통령이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대통령은 훼방하는 것은 정말이지 무척 위험한 것이다. 그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고 미국인이 원하는 것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최근 워싱턴 정가를 달구고 있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대통령이 개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외국의 도움을 받는 행위에 반대한다면서도, 민주당 하원이 주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를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대권 유력 경쟁상대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뒷조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으로 하원의 탄핵조사 대상이 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두 차례 지낸 헤일리는 2017년 1월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취임한 뒤 4차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을 처리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대북 제재망의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니키 헤릴리 前 유엔주재 미국대사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