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우크라 압박 정황... "줄리아니 측근 포로셴코에도 바이든 조사 촉구"
2019-11-09 14:32
WSJ "우크라 전 대통령에 미국 국빈방문 대가로 조사 종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한 핵심인물이라는 정황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줄리아니의 측근들이 과거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 관련 조사를 우크라이나 신임 대통령에 요구하기 수개월전, 줄리아니의 지인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하순 무렵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줄리아니의 지인인 리브 파르나스, 이고르 프루먼이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페트로 포로셴코와 만났다.
소식통은 "이들의 만남은 당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인 유리 루첸코의 사무실에 서 이뤄졌다"며 "이 자리에서 줄리아니 지인들은 포로셴코의 미국 국빈 방문을 대가로 조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줄리아니 측과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만남은 이전에 보도된 적이 없다.
소식통은 "포로셴코는 재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국 방문과 트럼프 대통령 과의 면담을 통해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속셈이 있어 줄리아니 지인들의 제안에 솔깃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줄리아니 측근들과 면담 후 바이든 부자에 대한 조사 개시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루첸코 검찰총장은 지난 3월 바이든 아들 의혹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미국 언론에 밝혔다가 2개월 뒤 관련 증거가 없다면서 이를 번복 한 바 있다.
WSJ은 이같은 만남은 트럼프 개인 변호사인 줄리아니의 지인들이 일찍이 2월부터 바이든 부자 조사를 촉구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이득을 안겨주려고 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줄리아니는 백악관 공식 직함을 갖고 있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미국 외교관들에게도 압력을 행사한 핵심 배후 인물로 꼽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캠페인에 러시아가 개입해 도움을 준 것이 아니라 도리어 우크라이나가 민주당 후보를 위해 개입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국제적인 반부패 캠페인을 펼치는 동안 정작 그의 아들인 헌터가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부리스마'에 이사로 취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7월 젤렌스키 신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바이든 조사를 조건으로 근 4억 달러(약 4800억원)에 대한 우크라이나 원조를 보류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내부 고발자에 의해 폭로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후 하원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 직권남용 혐의로 탄핵 조사를 개시했으며 이 탄핵조사 공청회는 다음 주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