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자동차, 대미수출 4년래 첫 증가...트럼프 수입차 관세폭탄 결정 13일로

2019-11-10 10:45
美, 13일 수입차 폭탄관세 여부 결정...한국 면제에 무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자동차·부품에 대한 폭탄관세 결정 시한이 오는 13일(현지시간)으로 다가왔다. 올해 한국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4년 만에 첫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3일 수입차·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자동차 232조) 조치 적용 여부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일본과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와 부품에 최고 25% 고율 관세를 물릴 수 있다며 거듭 위협해왔다. 애초 5월 17일이 관세 결정 시한이었지만 결정이 6개월 유예되면서 11월 13일이 됐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4년만에 첫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이 폭탄관세를 떨어뜨릴 경우 치명타가 불가피해 보인다. 10일 한국무역협회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11억7400만 달러(약 12조9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7% 증가했다. 팰리세이드 등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 등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SUV 판매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대로라면 올해엔 4년만에 대미 수출 감소세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한국산 자동차 대미 수출은 연간 기준 2016년 -10.9%, 2017년 -6.4%, 2018년 -6.9%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점유율도 1~9월 기준 7.7%로 전년보다 0.2%포인트가량 상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로선 한국이 수입차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이후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표적에서 벗어나 있는 이유에서다. 한미 FTA 개정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하게 불만을 제기해온 대미 무역흑자는 7%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3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EU, 일본, 그 외 다른 나라와 좋은 대화를 가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해 한국 면제 관측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일본과 EU도 관세를 피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경우 지난달 초 미국과 1단계 무역 협상안에 서명해 자동차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8일 공개된 독일 매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3일 EU산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를 매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U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폭탄을 떨어뜨릴 경우 390억 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즉흥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감안할 때 완전히 안심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 차례 더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