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12년 성과 공개

2019-11-07 09:54
덕수궁 선원전터에서 28일까지 ‘개성 만월대, 열두 해의 발굴’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 12년 성과를 공개하는 전시회 ‘개성 만월대, 열두 해의 발굴’을 8일부터 28일까지 덕수궁 선원전터에서 개최한다.

개성 송악산 남쪽 기슭의 고려 황궁 만월대는 고려황제와 왕조를 상징하는 정궁으로, 470여 년간 지속되다 1361년 홍건적의 침입으로 소실됐다. 북한국보유적 제122호로 지정돼 있고,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는 2013년 제3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 전시회는 남북문화재교류협력의 대표 사업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 발굴조사 사업의 12년간 성과를 토대로 고려 문화의 위상을 확인하고 고려 궁성인 개성 만월대를 보다 가까이 느껴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전시에는 평양중앙력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금속활자 1점과 2015년과 2016년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 현장에서 출토된 금속활자 5점을 3차원 입체(3D) 스캔 데이터를 이용해 실물 크기 금속재질로 만든 복제품을 공개한다. 2015년 출토된 금속활자 1점은 지난해 열린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에서 공개된 바 있고, 다른 5점은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한다.

만월대에서 출토된 기와와 잡상(지붕 추녀마루 위에 놓는 장식물), 청자접시, 용두(용머리 장식 기와) 5점도 3차원 입체(3D) 프린팅으로 제작돼 전시에 선보였고 홀로그램을 활용해 기와와 청자 등 44점의 유물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남북공동조사를 통해 문헌 기록상의 실체가 밝혀진 경령전(태조 왕건과 직계 4대 선왕을 모시고 제례를 올린 전각으로 건물 내 5개의 예단 확인)은 축소모형으로 재현했다.

지난해 있었던 8차 발굴에서 확인돼 일명 ‘황제의 길’이라고 불리는 회경전(궁궐의 중심 전각) 북서편의 대형계단을 비롯해 지난 12년간의 발굴조사를 수행한 남북공동조사단의 뒷이야기도 소개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전시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빨강, 초록, 파랑의 서로 다른 빛의 색이 어우러진 가산혼합 효과를 활용한 전시 벽면에 영상체험과 사진촬영 구역도 마련했다. 경령전 발굴현장을 고누놀이(나무, 돌 등에 놀이판을 새겨 넣고 말을 이동하게 하여 승패를 가르는 놀이)와 함께 구성해 놀이체험 형태로도 제공한다.

개막식은 7일 덕수궁 선원전 터에서 연다.

이번 전시회와 연계해 15일 국립문화재연구소와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고려사학회가 공동주최하는 ‘고려 도성 개경 궁성 만월대’ 학술회의를 고려대 국제관에서 개최한다. 최광식 고려대 교수의 기조강연 ‘고려 정도 1100주년과 남북교류’를 비롯해 고려 개경의 구조와 역사적 가치, 궁성 만월대의 조사연구 성과를 주제로 한 총 6편의 학술발표와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는 만월대 터 약 25만㎡ 중 서부건축군 3만3000㎡를 남북이 함께 발굴조사하는 사업으로, 현재까지 총 8차례 진행했다.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있었던 총 8차의 조사에서 약 40여 동의 건물터와 금속활자, 청자, 도자기 등 약 1만7900여 점의 유물을 발굴하는 성과가 있었고,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던 8차 조사에서는 3년 만에 만월대 중심건축군 서편 축대 구간을 중심으로 발굴조사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