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운영사 中 바이트댄스, 상장설 돌자마자 위기 맞은 이유는

2019-11-06 16:54
바이트댄스, 홍콩 시장 상장설 부상
美, 틱톡 '안보 우려' 조사로 '흔들'
틱톡 성장세 제동도 심상찮아

세계 2위 유니콘(기업가치 평가액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신생 벤처기업) 기업으로 꼽히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홍콩증시 상장설이 나오자마자 위기를 맞았다. 바이트댄스가 운영 중인 짧은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틱톡을 둘러싼 다수의 문제들이 잇달아 불거지면서다.

바이트댄스의 홍콩증시 상장 소식은 지난달 말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처음 전해졌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두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이르면 내년 1분기 홍콩증시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시장에서는 바이트댄스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홍콩이나 뉴욕증시에 상장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미국이 틱톡을 상대로 '국가안보위협' 검토에 착수하면서 바이트댄스의 상장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RUS)는 지난 2일 바이트댄스가 2017년 12월 약 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립싱크 애플리케이션(앱) 뮤지컬리를 인수한 것에 대해 국가안보위협 검토를 시작했다고 한다. CFIUS는 외국 기업이 미국 기업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 국가안보상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기구다.

미국은 틱톡을 통해 수집한 동영상 데이터로 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발전시키고, 중국 정부가 이를 활용해 군사용 AI를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CFIUS가 틱톡의 국가안보위협 가능성을 인정하면 바이트댄스의 뮤지컬리 인수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멈출 줄 모르던 틱톡의 고속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점도 바이트댄스의 악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틱톡의 앱 다운로드 수는 1억770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틱톡 출시 이후 다운로드 증가세가 둔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틱톡의 빠른 성장 뒤에 가려졌던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틱톡은 빠른 성장을 위해 막대한 금액을 광고에 지출하고 있는데, 이 광고 효과를 제외하면 강한 존재라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유니콘 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도 바이트댄스의 상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꼽힌다.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는 상장 서류 제출 후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 제기로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치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우버와 리프트 등 탄탄한 유니콘 기업들도 뉴욕증시 진출했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들의 최대주주이자 투자자인 소프트뱅크가 바이트댄스의 주요 투자자라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사진=틱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