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물갈이' 인적쇄신 시동

2019-11-04 00:00
민주당, 공천 의원평가서 불출마자 빼고 하위 20% 가른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실시하는 현역 국회의원 최종평가에서 불출마자를 제외한 집단에서 하위 20%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불출마자를 빼고 하위 20%를 가리면, 하위 20%와 불출마자를 더한 규모는 전체 의원 중 20%보다 더 커지게 된다.

민주당 전체 의원(128명)의 20%는 25명이다. 여기에 불출마자가 10명이라고 가정해 모수에서 이들을 빼고 계산한 하위 20%는 23명이다. 그러면 하위 20%와 불출마자를 합한 수는 총 33명으로 전체 의원의 25.6%에 해당한다.

즉, 민주당 현역 의원 4명 가운데 1명은 하위 20%에 포함되거나 불출마자인 셈이다.

민주당은 5∼14일 다면평가, 18∼28일 자료 제출·등록 및 검증·보완 작업 등을 거쳐 내달 초 자동응답시스템(ARS)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같은 달 23일 평가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의원평가 방침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하겠다는 이해찬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 필요성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인위적인 물갈이 대신 평소 강조하는 '시스템'을 통해 최대한 물갈이 폭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한편, '인재 영입 논란' 등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번 주 2차 인재 영입을 단행한다.

황 대표 측은 이번 2차 발표를 앞두고 최고위원 등 당내 주요 인사들과 영입 대상을 사전 공유하고 의견을 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재 영입 발표 대상자가 다수일 경우 보안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2차 발표 때는 규모를 줄이되 새 인물 영입의 의의를 부각할 방침이다.

또한 황 대표는 4일 오후 박맹우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이진복 의원을 총괄팀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 임명식을 시작으로 총선 공천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총선기획단에는 박 사무총장, 추경호 부총장 등 황 대표 측근이 다수 포진한 만큼 '공천 룰' 논의 과정에서 황 대표의 의중이 적잖게 실릴 수 있다. 결국 당내 계파 간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3일 "정치 초년생(황교안 대표) 데리고 와서 그 밑에서 딸랑거리면서 그렇게도 국회의원이 한 번 더 하고 싶나"며 한국당 의원들이 '레밍(Lemming·들쥐의 일종)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이 친황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박근혜 때 하던 주류 행세를 다시 하고, 비박은 뭉칠 곳이 없어 눈치나 보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 버렸다"며 "양 진영에 몸담지 않으면 공천이 보장되지 않으니, 모두가 레밍처럼 어느 한쪽 진영에 가담해서 무조건 맹목적으로 수장을 따라가는 '무뇌정치' 시대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