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감세에...中 지방정부 재정수입 증가율 '반토막'

2019-11-03 12:14
1~9월 지방정부 재정수입 3.1% 증가…지난해(7.8%) 절반도 못미쳐
재정부양책 영향 가시화…재정적자, 부채압박 우려↑

올 들어 중국 지방정부 재정수입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둔화와 감세조치 등 세제개편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1~9월 중국 성(省)급 지방정부 재정수입이 7조8633억 위안(약 130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지방정부 재정수입 평균 증가율인 7.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일까지 1~3분기 재정수입 통계를 공개한 28개 성(省)급 지방정부 자료를 보면, 모두 15개 지방정부 재정수입이 평균 증가율(3.1%)을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곳도 충칭(-7.2%), 지린(-9.2%), 헤이룽장(-4.2%), 간쑤(-2.6%). 하이난(-0.6%), 닝샤(-0.8%)등 6곳에 달했다. 
 

중국경제[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하방 압력이 커진 데다가 올초부터 이뤄진 각종 감세 조치로 지방정부 곳간이 줄어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경기 둔화 영향으로 중국 31개 성급 지방정부 중 3분의 1 이상은 올해 1~3분기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중국은 올해부터 경기 부양 차원에서 각종 감세 조치를 취해왔다. 제조업 분야 부가가치세를 기존의 16%에서 13%로 낮춘 게 대표적이다. 중국은 올 한해 모두 1조4000억 위안 규모의 감세를 시행하기로 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최근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토지 매입에 소극적이면서 지방정부의 주요 재정수입원이었던 토지 양도수입마저 줄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3분기 중국 주요 100개 도시의 토지양도 수입 증가율이 18%로, 앞서 2분기(53.3%)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사실 경기하방 압력, 감세에 따른 재정수지 악화 등은 이미 올초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중국 곳간을 책임지는 류쿤(劉昆) 재정부장이 1월 직접 나서서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빠듯하게 살림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의 아이단 야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재정부양책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며 중국 지방정부의 재정적자와 부채압박이 커질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자료=중국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