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내달부터 '정치 광고' 중단…트럼프 '입' 막히나

2019-10-31 16:19
트럼프 캠프 "어리석은 결정" 반발…반면 민주당은 환영 입장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내달부터 모든 정치 광고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계정에 올린 일련의 트윗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트위터에서 모든 정치적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 광고는 매우 강력하고 상업적으로도 매우 효과적이지만, 정치 영역에는 심각한 위험을 수반한다"며 "선거에도 작용해 사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광고가 유권자의 자발적인 정치 의제 접근을 제약한다는 것이다.

도시는 또 "우리에겐 보다 전향적인 정치 광고 규제가 필요하다"며 "이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치적 발언의 (유권자) 접근을 확대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건 오늘날 민주주의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 뉴스'가 확산한다는 우려가 늘어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최근 페이스북이 표현의 자유를 명분으로 내용상 오류가 있더라도 정치 광고를 계속 내주기로 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투표를 독려하거나 정치인이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전파하는 등의 예외는 허용키로 했다. 트위터는 정치 광고 중단 정책을 내달 2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같은 달 15일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할 방침이다.

트위터를 애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는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캠프 관계자는 성명에서 "트위터의 결정은 보수주의자들을 침묵하게 하는 또 다른 시도로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공화당을 공격하려는 진보 진영의 광고도 막을 것이냐"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부분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대권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에서 커뮤니케이션 부국장을 맡고 있는 빌 루소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트위터가 트럼프 재선 캠프 등에서 내놓는 사실과 다른 중상모략을 광고로 내보낼 수 있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에서 "미국과 전 세계 민주주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라며 "정치 영역에서 가짜 정보를 계속 허용토록 한 페이스북의 결정은 형편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대선을 준비 중인 스티브 불럭 몬타나 주지사도 트위터에서 "훌륭하다. 이제는 페이스북이 결단할 차례"라고 동조했다.
 

트위터 [사진=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