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모친상, 야당 대표들 연이어 조문…여권 정치인들, 빈소 입구서 발길 돌려

2019-10-30 17:45
손학규·정동영·심상정, 조문…황교안 조문 예정
여권 정치인들 빈소 찾았지만 입구서 발길 돌려
이낙연 국무총리, 31일 발인미사에 참석할 예정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92)의 장례를 조용히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30일 야당 대표들의 조문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차례로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오후 늦게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조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정치인들의 조문을 정중히 사양하고 있다. 고 강 여사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 수영구의 남천성당에 도착한 근조화환·근조기도 다시 돌려보내고 있다.

하지만 야당 대표들의 조문은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이날 오전 10시 15분경 정 대표가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정 대표는 오전 10시 45분경 조문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의 표정이 어땠나’는 질문에 “(문 대통령이) 와 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답했다.

정 대표에 이어 오후 1시 25분경 손 대표가 장진영 비서실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20여 분간의 조문을 끝내고 “문 대통령이 국민을 통솔하는 대통령이신 만큼 개인적인 아픔을 잘 삼키시며 훌륭히 상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한국전쟁 당시 고인이 피난민으로 어렵게 자식들을 키우던 얘기를 하며 “무엇보다 어머님이 고향 땅을 밟게 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와 동행한 장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은 ‘손 대표가 통합주의자인 만큼 통합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적었다.

오후 2시 30분쯤에는 심 대표가 윤소하 원내대표와 함께 빈소에 등장했다. 심 대표는 조문 후 “슬픔에 잠긴 문 대통령께 위로 말씀을 드리고, 어머님을 잘 모시라고 말씀드렸다”며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당 정치인들도 조문을 위해 빈소를 찾았다. 그러나 야당 정치인과 달리 조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 15분과 이날 오전 7시 등 두 차례나 남천성당을 찾았지만, 조문하지 못했다. 또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도 성당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열리는 발인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30일 오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로 배달된 조화가 반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