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I 전문기업' 선언… "AI, 삶의 질 높이고 사회문제 해결"

2019-10-30 10:00
향후 4년간 3000억 투자·1000명 인력 양성
기가지니, 글로벌·산업·업무공간·미래세대로 사업 확장
2025년 AI 단말 1억개 예상…4개 영역 원천기술 공개

KT가 향후 4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1000명의 AI 전문인력을 양성, 초지능사회를 위한 AI 컴퍼니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KT AI 생태계의 중심에 있는 기가지니를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산업과의 연계, 업무공간 효율화,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또한 향후 AI 엔진 '지니'를 탑재한 AI 단말이 2025년 1억개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4개 영역의 원천기술을 공개했다.

KT는 30일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5G 네트워크 고도화에 맞춰 AI 생활화를 이끄는 AI 전문기업으로 변신한다고 선언했다.

◆'200만 가입자' 확보한 기가지니, 전세계·미래세대 위한 사업으로 확대된다
 

[사진=KT 제공]


KT가 선보이는 AI 서비스의 중심에는 '기가지니'가 있다. 2017년 1월 출시한 기가지니는 1000여일 만에 국내 AI 기기 중 최초로 20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초창기 기가지니는 TV 셋톱박스 형태로만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LTE 스피커 등으로 다양화되고 아파트, 호텔, 자동차로 영역을 확대했다. 현재 73개 건설사·7개 홈네트워크사와 협력해 AI 아파트를 공급 중이고, 13개 호텔·1200여개 객실에서 AI 호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T는 AI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Global) △산업(Industry) △업무공간(Office) △미래세대(Education) 4개 분야에 집중한다.

먼저 글로벌 사업을 위해 기가지니를 전세계가 이용하는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AI호텔은 11월 중 필리핀 세부에서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중동 지역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한 러시아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MTS에 기가지니 기술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공장, 보안, 에너지, 고객센터 등에서 AI를 적용한다. 공장에서는 KT가 보유한 5G 네트워크, 빅데이터,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과 AI를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보안에서는 사람과 사물의 선별적 인지와 침입이나 출입감지에 AI를 활용한다.

특히 AI기반 통합 에너지관리 플랫폼인 'KT-MEG'를 바탕으로 건물이나 빌딩의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시범 운영 중인 AI 고객센터를 2020년 본격 선보인다. AI 고객센터는 상담 어시스턴트, 음성기반 고객인식, 고객불만(VOC) 자동분류 등 기능을 갖췄다. 심야 상담과 고장 접수, 피크 타임 상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업무공간은 AI 도입으로 효율성을 높인다. 단순 반복업무를 AI가 대체할 수 있는 AI업무처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 서비스에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챗봇, AI 받아쓰기(STT) 기술이 적용된다. KT 사내망에 적용된 마비서, 전대리 등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서비스는 연간 7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이끌었다.

마지막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AI 서비스를 강화한다. 이미 KT는 일반적인 코딩능력만 있으면 AI 음성인식 단말을 만들 수 있는 모듈인 'AI 메이커스 키트'를 지난해 7월 출시했으며, AI 코딩교육 패키지인 AI 에듀팩 중급 버전을 올해 6월, 초급 버전을 올해 10월 각각 선보였다. 이와 함께 내년까지 소외계층 어린이와 청소년 5000명에게 AI 코딩교육을 제공하는 AI 비타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모든 사물과 대화하는 시대 온다"… KT, 4개 영역 원천기술 공개
KT는 이날 4개 영역에서 20여개의 AI 원천기술을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생태계를 주도할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4개 영역은 △감성·언어 지능 △영상·행동 지능 △분석·판단 지능 △예측·추론 지능이다.
또한 AI 엔진 '지니'를 탑재한 AI 단말을 2025년 1억개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감성·언어' 영역은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목소리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여러 사람의 음성을 분리하는 '스피치 세퍼레이션(Speech Separation) 기술', 한 문장만 녹음하면 영어 음성을 만들어주는 '영어 개인화 음성합성(English P-TTS) 기술' 등을 시연했다. 또한 대화의 질문과 주제를 파악하고, 지식검색을 토대로 간단히 답변하는 '머신러닝 이해(Machine Reading Comprehension) 기술'을 발전시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예정이다.

'영상·행동' 영역에서는 다양한 상황을 인식하고, 사람처럼 동작과 표정을 표현해주는 기술을 시연했다. 2차원 영상에서 3차원 인체 동작을 예측하는 딥러닝 기반 지모션(G-Motion) 기술과 움직이는 객체에 영상을 투사하는 기가빔(GiGA Beam) 기술을 결합해 실시간으로 나를 따라 하는 3D 아바타(나바타)를 선보였다.

'분석·판단'은 막대한 데이터로부터 숨겨진 정보를 찾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판단하는 기술이다. 웹페이지 실시간 분석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웹 에이전트를 시연하는 방식으로 소개됐다. KT는 AI가 통신 장애를 분석하고 원인을 찾아내 빠른 시간에 복구하는 '닥터 로렌(Dr. Lauren) 기술도 상용화했다.

'예측·추론' 영역은 상황을 예측·분석하고 이를 추론해 실시간 조치와 솔루션을 추천하는 기술이 공개됐다. '기가트윈(GiGAtwin)'은 작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가학습으로 실제와 같은 트윈 모델을 생성해 문제해결을 도출하는 기술이다. 이는 서울시 교통신호체계, 빌딩 에너지 등의 최적화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KT는 AI 스포츠중계를 통해 4개 영역의 AI 기술이 어떻게 융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도 시연했다.

◆"AI, 모든 영역에서 삶의 질 높이고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
KT는 기가지니가 AI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변화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 연관검색어를 통해 확인한 결과 기가지니 확산 전인 2016~2017년에 AI 연관 서술어는 '모르다', '무섭다' 등 부정적 정서가 강했다. 하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가능하다', '추천해주다', '놀다' 등 긍정적 정서가 많아졌다.

이와 함께 기가지니가 거실에 보급되면서 대화가 늘어났다. SNS를 통해 조사한 결과 '거실' 연관 서술어는 눕다, 놀다, 재우다가 눈길을 끈 반면 '거실+기가지니' 연관 서술어는 대화하다, 말걸다 등이 눈에 띄었다. 이처럼 기가지니는 가족들이 대화를 나누는데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KT의 목표는 가족이 함께 즐기는 AI를 넘어 안전한 생활을 누리는 초지능사회를 이끈다는 목표다. 지금까지의 AI가 TV나 스피커를 통해 콘텐츠를 이용하고 가정용 IoT 기기를 제어하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모든 영역에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데이터에 기반한 AI로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계획이다. AI의 예측·추론 지능은 독거노인의 고독사 예방, 감염병 확산 차단은 물론 재난재해 방지와 복구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AI 전문인력 양성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코딩교육 확대로 대한민국 AI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방침이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출시 1000여일 만에 기가지니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KT는 'IT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앞장섰던 것처럼 'AI 선진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고자 AI 컴퍼니로 변신을 선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