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석학들, '미·중 무역전쟁 종식' 한 목소리…"대안 찾아야"

2019-10-28 11:17
조지프 스티글리츠, 마이클 스펜스 등 '미·중 무역정책 워킹그룹' 공동성명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한 미국과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37명이 "양국 쌍방의 통상정책을 서로 존중할 대안을 찾으라"며 무역전쟁의 종식을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중 무역정책 워킹그룹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중국이 그간 유지한 무역전쟁 전략을 버리고 양국이 서로 자체적인 경제 정책을 추구할 자유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성명에는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마이클 스펜스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5명을 포함해 총 37명의 경제학자가 참여했다.

이들은 "현재 미·중 사이의 악감정과 교착상태는 중국이 세계 경제 체제에 완전히 통합되거나, 아예 분리되는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고 생각하는 세계관의 결과"라며 "제3의 선택지로 관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이나 유럽식 경제 체제에 빠르게 통합될 것이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며,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축소되는 것은 무역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과 중국의 '평화로운 경제적 공존'을 위한 대안으로 "각국이 자국 내에서 산업 정책, 기술적 체제, 사회 규범을 설계할 수 있는 상당한 자유가 허용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각국은 외국에 불필요하고 불균형한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 자국의 산업, 기술, 사회적 정책적 선택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나 비관세 무역 정책 등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다른 나라에 해를 끼침으로써 자국 경제에 혜택을 생산하는 '근린궁핍화 정책'을 펼치지 못하도록 막는 무역 규범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책적 제언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동성명에 참여한 대니 로드릭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 국제정치경제학 포드재단 교수는 "미국의 방식은 '중국이 게임의 법칙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면 규범을 따를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처럼 큰 경제에서 이런 긴장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며 "중국이 글로벌 무역 규범에 간단히 동조할 것이라는 기대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점을 정책입안자들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측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1단계 합의(phase one deal) 일부 분야가 최종 단계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CNBC 등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5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류허 중국 부총리와 전화 통화를 한 이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

USTR은 "차관급에서 논의가 계속될 것이며 고위급은 조만간 또 통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