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총선 불출마 "부끄럽다…새로운 사람들 나서야"(종합)

2019-10-15 17:37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나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 국회의원을 한번 더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의원은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 그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며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다. 당연히 내 책임도 있다.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언컨대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이라며 "특정 인사에 대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고 인격모독을 넘어 인격살인까지, 그야말로 죽고 죽이는 무한 정쟁의 소재가 된 지 오래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처음 품었던 열정도 이미 소진됐다.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생각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해찬 대표를 제외하고 민주당 현역 의원 가운데 총선 불출마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인적쇄신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현재 당내 비례대표 초선 중 김성수·이용득·제윤경·최운열 의원은 이 의원처럼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역구 의원으로는 서형수 의원이 불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길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이 의원은 '썰전' 등 각종 프로그램에서 촌철살인 입담으로 인지도를 높였고, 20대 국회에 비례 대표로 입성했다. 내년 총선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서울 동작을 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서울 구로을 등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 의원은 말미에 "조국 전 장관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 검찰 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러운 인내였다고 믿는다. 검찰개혁은 꼭 성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22일 열린 국회 정개특위 정치개혁제1소위에서 김종민 위원장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