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태풍 사망·실종자 모두 73명…최소 1만가구 침수

2019-10-15 11:09
추가 피해 가능성도…日정부, 5조5000억원 예산 편성 시사

지난 주말 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본토를 관통 이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은 총 73명으로 집계됐으며, 침수 피해를 본 가구는 최소 1만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NHK는 15일 자체 조사 결과 이번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58명, 실종자는 15명, 부상자는 211명이라고 보도했다. 사망자를 지역별로 보면 후쿠시마(福島) 현이 18명으로 가장 많고 가나가와(神奈川) 현 12명, 미야기(宮城) 현 10명 등 순이었다.

피해 현장에서는 물이 빠지면서 구조 작업과 복구 작업이 계속돼 인명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주택 침수나 파손 피해 규모도 막대했다. NHK에 따르면 주택 최소 1만채 이상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900채가 넘는 주택이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전날인 14일 저녁 기준으로 산사태 등 토사재해가 19개 현에서 총 140건 이상 발생했다. 군마(群馬)현 도미오카(富岡)시의 산에서는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가까지 떠밀려오면서 2개 주택을 덮쳐 3명이 사망했다.

태풍이 몰고 온 폭우로 37개의 강과 하천에서 52곳의 제방도 무너졌다.

단수와 정전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하기비스로 14일 오후 5시 기준 총 13개현에서 13만8689만가구 이상이 단수를 겪고 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도쿄도와 지바(千葉)현, 가나가와 현, 이바라키(茨城)현, 군마(群馬)현, 야마나시(山梨)현 등 5개현에서 약 2만400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다. 도쿄전력은 16일까지 90% 이상 복구할 방침이다.

총무성 소방청에 따르면 14일 오전 7시 기준 피해 지역의 피난민은 총 3만8000명에 달했다.

이처럼 피해가 커지자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8시께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필요에 따라 추가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재해 피해 지자체가 재정상 안심하고 복구에 임할 수 있도록 태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예비 예산 가운데 약 5000억 엔(약 5조4640억원)을 피해지역에 활용할 뜻을 시사했다. 또한 추가 예산안 편성을 검토할 의향도 밝혔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피난민을 위한 대피소 운영 등을 지원하기 위해 5개 현, 9개 기초자치단체(시정촌·市町村)에 직원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폭우 속에 13일 일본 나가노현 나가노시에서 지쿠마강(江)의 무너진 둑 주위 주거지가 온통 물바다로 변해 있다. [사진=나가노 로이터/교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