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조국 사퇴 놀랍지 않다..검찰개혁 필요성 절감"

2019-10-15 05:29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에 대해 "전혀 놀랍지 않다. 검찰이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늘공(직업 공무원)과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전투는 대개 늘공의 승리로 끝난다"며 "늘공의 경륜이 선하게 쓰인다면 더 바랄게 없겠지만, 그 지식과 잔 기술이 개혁에의 저항으로 발현될 경우 시간이 제한되는 어공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타깃을 향해 신속하게 치고 들어가는 검찰권의 속도와 강도를 누가 견뎌낼 수 있을까요"라면서 "죽을때까지 찌르니 죽을 밖에요"라고 덧붙였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임 부장검사는 "표창장 위조 혐의에조차 사냥꾼들이 저렇게 풀리는걸 보며 황당해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겠지요"라며 "제가 고발한 검찰의 조직적 범죄 은폐 사건 등 중대 범죄들에 대한 수사는 제쳐둔 채 검찰은 장관 후보자의 일가에 대한 고발 사건에 화력을 신속하게 집중하여 결국 장관 교체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 "전투의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기에, 오늘자 속보에 그리 놀라지 않다. 격랑의 지난 두 달,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며 "검찰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케 하였으니, 성과 역시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시대의 도도한 흐름은 거대한 암초를 만나도 타고 넘어서고, 끝내 암초를 부수어 모래를 만들어버리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며 "모두에게 고통스러웠던 지난 두 달이었지만, 연한 살이 찢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진주조개가 되듯, 우리 모두의 고통이 검찰개혁이라는 영롱한 진주로 거듭날 것을 저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