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와이저, 中 쉐화맥주·마오타이 '벽' 넘을까
2019-10-08 10:54
쉐화, 칭다오 등 현지기업 꽉 잡고 있는 中 맥주시장
중국인 '바이주' 선호…中 맥주 소비량 급감 전망도
중국인 '바이주' 선호…中 맥주 소비량 급감 전망도
'버드와이저', '호가든'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가 홍콩 증시 상장을 계기로 아시아, 특히 세계 최대 맥주시장인 중국 대륙 시장 공략에 대대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 맥주기업들이 현지시장을 이미 꽉 잡고 있는 데다 중국인들이 바이주(白酒·고량주)를 선호하는 만큼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미국 CNBC 등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은 연간 맥주 소비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시장이다. 중국인의 연간 맥주 소비량은 450억 리터가 넘는다. 이는 미국의 2배,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의 5배가 넘는다.
AB인베브는 중국 맥주시장에서 현지업체들에 밀려 시장점유율 3위에 그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AB인베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6%로, 현지 업체인 화룬맥주와 칭다오맥주 다음이다.
중국 1위 화룬맥주는 중국 시장의 4분의 1을 장악하고 있다. 화룬의 간판 맥주 브랜드 '쉐화맥주'는 중국에서 13년 연속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 네덜란드 맥주회사 하이네켄은 아예 지난해 화룬맥주 지분 40%를 인수해 협력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AB인베브가 향후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는 데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인들이 도수가 높은 바이주를 선호하는 것도 AB인베브엔 장애물이다. 중국 간판 바이주 기업인 마오타이는 현지 마트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현재 중국 증시에서 가장 비싼 '황제주'로 알려진 마오타이의 시가총액은 1조4500억 위안(약 250조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주류회사다. 마오타이주 본사가 있는 구이저우성 경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훙하오 중국 교통은행국제 리서치 책임자는 "중국 현지 맥주회사가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중국 소비자들이 바이주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AB인베브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얼마나 더 높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로모니터는 오는 2023년 중국 소비자들이 바이주 같은 다른 주류로 갈아타면서 중국내 맥주 소비량이 10억 리터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AB인베브가 중국보단 동남아 시장에서 전망이 더 밝다고 보기도 한다. 동남아 맥주시장은 중소업체가 난립해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러드 뉴브로너 유로모니터 애널리스트는 AB인베브가 동남아 시장에서 현지 맥주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늘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AB인베브 아시아법인인 ‘버드와이저 컴퍼니 APAC'는 지난달 홍콩 주식시장에 진출했다. AB인베브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 호주, 한국,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 모두 104억2700만 리터의 맥주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2.2%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매출은 84억5900만 달러(약 9조9000억원)로, 전년 대비 8.6% 늘었다. 순이익은 14억900만 달러로, 30.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