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북미 실무협상 결렬, 하노이에서 스톡홀름까지 '노딜 데자뷰'

2019-10-07 17:32

 


 
10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협상에 "빈손으로 나왔다."며 비난했고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갔다"고 반박하며 명백한 시각 차이를 보였습니다. 약 7개월 만에 어럽게 재개된 북미협상이 아무런 결실 없이 결렬되면서 양측의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올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양측의 책임 공방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7개월 전, 북한은 영변핵단지 전체를 영구 폐지한다는 주장 하에 대북 제재 일부 완화를 조건으로 달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제재의 일부도 풀어주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2016년 이후 결정된 대북 제재가 북한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 측은 북한의 제안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제재 해체를 의미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노이 노딜 협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여유로웠습니다. 트럼프는 "협상에 있어서 속도는 중요하지 않고 적절한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며 원하는 결과를 위해 천천히 협상을 진행할 것이란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7개월 후인 스톡홀롬 실무협상에서 북한과 미국은 여전히 입장 차이를 보였습니다.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미국보다 먼저 입장을 밝혔습니다. 10월 5일 오후 6시 30분쯤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 앞에서 "협상은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며 "미국은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다. 한 가지 명백한 것은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실무협상 결렬과 관련해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협상테이블에) 가져갔으며 북한측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의 과잉 기대와 미국의 트럼프식 협상 방식이 충돌한 것으로 보이며, 결국 이전 하노이 협상에서 논의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향후 협상 전망에서도 북미 간의 입장은 엇갈립니다. 미국은 '2주 내 대화 재개'를 희망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 회담이 다시 진행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역스러운은 '역겨운'의 북한식 표현입니다.
 

이렇게 북미 실무협상이 아무런 결실 없이 끝난 가운데, 북한과 중국은 '전략적 밀월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김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수교 70주년을 맞아 상호 축전을 통해 '순망치한(脣亡齒寒, 이와 잇몸처럼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 행보를 이어나갔습니다. 
 

축전에서는 북중 전통 우의를 언급하면서 북중관계발전과 유지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확고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양국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해야 하는 입장이라 상호 이익을 공유하고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분석이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북중관계를 논할 때면 자주 등장했던 '혈맹', '동맹'과 같은 단어는 더이상 등장하지 않는 만큼 양국 간에도 이전과 다른 변화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만큼 중국이 당분간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