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터널 벗어나는 조선업 수출 개선세 뚜렷… 지역 부동산 가격도 상승

2019-10-07 00:10

조선업이 불황의 터널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경남과 울산지역의 선박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8월 경남지역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8월 경남지역 선박수출액은 1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5.7% 급증했다.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수출액도 70억1700만 달러로 25.3% 증가했다. 경남지역 중 거제지역은 국내 빅3 조선사 중 2곳(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위치해 있다.

또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지역 수출입 동향을 보면 선박 수출액은 4억5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9.2% 늘었다.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42억26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7%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수출이 늘면서 지역 아파트 가격도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인력 유입으로 주택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거제시의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은 7월을 고점으로 소폭 하락하고 있으나 9월 현재 1억5158만원으로 작년 같은 달(1억3906만원) 대비 1000만원 이상 상승한 상태다.

이처럼 선박 수출액 증가 및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국내 조선 업황이 최저점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음을 방증한다.

국내 조선업계는 2016년 저점을 찍은 뒤 2017과 2018년 발주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선박의 경우 수주에서 건조까지 약 1년에서 2년가량 소요된다. 2017년 회복시기에 수주한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인도가 이뤄지면서 수출액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황이 2016년 불황에서 2017년 회복세로 돌아선 배경은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상환경보호를 목적으로 강화된 황산화물 배출 규제 계획의 실행 여부를 2016년 하반기에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즉, 선주사들은 IMO 결정을 앞두고 발주를 미루면서 조선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하지만 환경규제가 2020년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의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선박 건조에 있어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연료를 최대한 절감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선형 등도 강점이다.

여기에 2020년 대규모 LNG운반선 발주가 예정돼 있는 만큼 국내 조선산업의 회복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낮은 선가에 따른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조선업황 회복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야드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