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 포털 네이버·다음 조국 실검 전쟁, ‘조작이다 vs 아니다’ 설전

2019-10-02 23:34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포털 네이버와 다음에서 조국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지지자들 간에 벌어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전쟁이 조작이라고 봐야하는지, 아니면 의사표현 수단의 일종으로 봐야할지 설전이 벌어졌다. 네이버와 카카오 측은 의도적인 조작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기정통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과방위 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에 실검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지난 8월 말, 9월 초에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지지세력 간 '조국 힘내세요'와 '조국 사퇴하세요' 등의 키워드를 실검에 띄우는 경쟁이 벌여졌다.

먼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같은 현상이 실검 조작이라는 입장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네이버와 카카오 실검은 국민 여론을 왜곡시키고, 갈등을 조장한다"며 "실검을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윤상직 의원 또한 "내년 4월 총선이 되면 특정 세력이 실검을 장악할 우려가 있다"며 "선거기간만이라도 실검을 폐지해야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 4명 중 3명이 포털로 뉴스를 보고 있다”며 “실검 조작은 여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실검이 표현의 수단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국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과기정통부는 실검이 새로운 의사표현의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검에 ‘조국힘내세요’가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정치적 의사도 이런식으로 표현하는구나’라고 이해하게 됐다”며 “정치적 의사표현이라고 본다면 정부나 정치권에서 실검을 폐지하라 마라 민간 기업에 요구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순간적으로 실검에 키워드가 올라가는 것이 여론을 잘 반영한다고 보긴 어려우나, 한 가지 의사표현의 방법일 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조국 장관과 관련한 실검 경쟁이 매크로를 활용한 기계적 조작, 즉 불법은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양사는 실검 서비스를 일부 개편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 대표는 "모두가 같은 실시간 검색어를 보고 있어, 이를 연령대로 나누거나 개인화하는 방향으로 실검을 개편해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 공동대표는 "선거관리위원회와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와 같은 유관기관과 논의하고 사회적인 합의가 된다면 (실검 개편을) 검토하겠다"며 “실검과 관련된 알고리즘도 KISO와 상의해 공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일 오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네이버 실검 순위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