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서도 ‘조국 난타전’(종합)

2019-10-01 00:02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 등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놓고 격돌
한국당, ‘조국 해임’ 촉구…민주당, ‘윤석열 책임론’으로 응수

여야는 30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다시 한 번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놓고 격돌했다.

특히 경제 문제와 특별한 연관성이 없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 여부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이 가운데 자유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 부의장의 사회 진행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항의를 하면서 30분간 정회가 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앞서 이 부의장은 지난달 26일 대정부질문에서 자유한국당이 긴급 의원총회를 이유로 정회를 요구하자 본회의를 중단시켜 여당의 반발을 샀다.

야당 첫 질의자로 나선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30% 뛰자,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그만큼 줄었다”면서 “일해서 버는 돈보다 나라에서 받는 돈이 많아지는 ‘남미형 소득역전’이 이 정부에서도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김 의원은 “경제성장의 3대 축인 투자·수출·소비 모두가 IMF(국제통화기금)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고 있다”면서 “코리아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8월 고용통계를 보면 취업자수 증가폭이 45만명에 달하고 고용률은 역대 최고다. 실업률은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파트타임 일자리수가 22만개 늘고 제대로 된 일자리수는 7만개 줄었다”고 꼬집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경제상황 악화 속에서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무리하게 추진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확대는 집값은 못 잡고 경제만 잡는다”면서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전반에 대해 공급 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기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겠다”면서도 “다만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10월께 시행령이 마무리 되면 분양가 상한제 도입 여부를 면밀하게 판단할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것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그동안의 성과를 설명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전반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지낸 정성호 의원은 “우리의 대외적 경제여건이 엄중함에도 혁신성장과 규제혁신을 위한 법안이 거의 처리되지 않고 있다”면서 ‘비상 경제장관회의’와 ‘여·야·정 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정 의원은 “한국당의 민부론은 혁신성장과 규제혁신 분야에서는 정부·여당과 정책기조가 같다”며 “국회가 이러한 법안부터 매일 매일 법안소위를 열어서라도 하루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의원도 소득주도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기업 중소기업 상생협력과 자영업자 대책, 복합쇼핑몰의 합리적 규제, 공유경제 확대 촉구 등에 대한 질의를 했다.

또한 한국당은 조 장관을 ‘사회주의자’로 규정하고 공세를 폈다.

김광림 의원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사회주의가 어른거리는 실험”이라고 비판하며 “문재인 정권 2년 만에 ‘한강의 기적’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에 대해서도 “사회주의 이념으로 무장한 분을 법무부 수장으로 내세워 국민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았던, 사회주의자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분을 법무무 장관에서 내려오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헌승 의원도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주요 국가 의제들이 탈법과 편법, 특혜의 위상인 조국 일가라는 거대한 블랙홀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현 정부는 ‘경제는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이’라는 한 기업인의 쓴소리를 뒤로 한 채 조국 일가 지키기에만 여념이 없다”고 질타했다.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며 삭발한 이 의원은 이 총리를 향해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집을 압수수색 중인 검사와 통화한 것은 적절한가”라고 지적한 뒤 사모펀드 등 조 장관 관련 의혹을 거론하고 “결단을 내려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를 할 용의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윤영석 의원 역시 “조 장관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사와 통화한 것은 분명한 검찰청법 위반과 직권남용이고, 탄핵 사유”라며 “총리가 해임건의안을 발동해 법 질서를 지켜달라”고 했다.

이 총리는 야권의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 요청에 “해임 건의 문제는 진실이 가려지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야당의 공세를 검찰로 화살을 돌리며 윤석열 검찰총장 ‘책임론’까지 언급했다.

윤관석 의원 “검찰은 압수수색과 피의사실 유포 등을 통해 기가 막히게 조 장관의 후보자 지명부터 임명에 이르기까지 방해하고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의원은 “윤 총장이 조 장관 임명 전 ‘조 장관을 임명하면 나는 사퇴하겠다’고 청와대에 말했다던데 맞느냐”고 이 총리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어 “대통령 인사권에 검찰총장이 명백히 도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오늘 대정부질문도 온통 ‘조국’”이라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이러는 사이 민생경제는 파탄난다. 정쟁의 블랙홀, ‘조국 대전’을 벗어나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같은 당 의원들이 지난 26일 열렸던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 없이 정회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