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트럼프 탄핵 조사 착수"...우크라이나 스캔들 후폭풍
2019-09-25 07:00
트럼프, "마녀사냥 쓰레기" 강력 반발..우크라 녹취록 공개 승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공식 탄핵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 아들에 대한 의혹을 조사하도록 우크라이나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탄핵 조사로까지 이어졌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워싱턴 정가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민주당 인사들과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이 오늘까지 취한 행동은 심각한 헌법 위반"이라면서 "하원은 공식적인 탄핵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6개 개별 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헌법 위반에 관해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조사가 시작되면서 각종 현안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해온 민주당 주도 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 수위는 새로운 차원으로 고조될 전망이다. 러시아 스캔들에도 탄핵 수진에 신중하던 펠로시 의장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터지면서 입장을 바꿨다. '선거를 위해 외세를 끌어들인 권력남용이 재발했다'는 비판이 고조되면서 당내 탄핵 추진론이 크게 확산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언론은 내부폭로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의 비리 의혹을 조사하도록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원조 중단 카드를 무기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러시아 스캔들과 마찬가지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면서 민주당을 비난했다. 유엔총회 참석 차 뉴욕에 머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엔에서 이토록 중요한 날에, 이토록 많은 일과 많은 성공이 있는 날에 민주당은 의도적으로 마녀사냥 쓰레니 뉴스를 터뜨리면서 방해하고 있다. 이 나라에 정말 나쁜 일이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녹취록을 25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앞서 트위터에 "나는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해 유엔에 있지만,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 대한 완전히 기밀 해제되고 편집되지 않은 녹취록을 내일 공개할 것을 승인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것이 매우 친절하고 완전히 적절한 통화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압력은 없었다. 바이든과 그 아들과 달리 대가로 주는 것(quid pro quo)은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