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아주경제 공동기획)"농사짓는 할아버지한테 감사하다고 전하겠어요"

2019-09-19 15:55
농식품부, '학교 텃밭' 프로그램 올해 3배로 확대
전문인력 '도시농업관리사' 지원해 체계적인 운영 호평

"농사 짓는 할아버지한테 감사하다고 인사드려야겠어요."
"식물도 생명이니 소중히 다뤄야 해요. 정말 힘들다는 것을 느꼈어요."

지난해 처음 시작한 학교 텃밭 활동 프로그램이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며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는 프로그램 규모를 대폭 늘리고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도시농업관리사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학교텃밭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천 계수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심은 작물에 물을 주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4월 학교 텃밭 체험 프로그램 운영대상을 모집했다. 첫해 대상은 부산과 인천 지역의 중학교 10곳이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청소년기 인성 함양, 정서 순화를 위해 도입했다. 학생들이 직접 텃밭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작물 활동을 체험했다. 주 1회 2시간씩 총 10주간 이뤄졌다.

교육부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과정으로 이 프로그램을 선정했고, 농식품부는 운영 희망학교에 도시농업관리사를 파견해 체계적인 교육을 하도록 했다. 농촌진흥청은 파견하는 도시농업관리사를 교육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각 부처의 협업으로 완성된 프로그램의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아이들은 직접 모둠 텃밭을 만들고, 맨손으로 씨앗을 심었다. 직접 손으로 흙을 만지면서 거부감도 많이 줄었다. 친환경 농약을 만들고 수확한 채소를 이용해 요리하면서 흥미를 키웠다. 부산 구남중 학생들은 직접 기른 배추로 김장을 해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직접 배달하며 나눔 봉사 활동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텃밭 가꾸기는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배우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어려운 일이라는 인식도 있다"며 "직접 텃밭을 가꾸고 수확해 먹거리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의 정서 변화와 농업의 가치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범프로그램이 끝난 뒤 교육부와 시 교육청이 교원과 학부모,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7.5%가 '농업과 농촌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86.9%는 '농업·농촌을 인식하는 데 영향을 줬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성과에 따라 올해는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한다. 지난해 2개 지역 10개교였던 대상은 올해 5개 지역 30개교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파견 도시농업관리사도 20명에서 60명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도시농업관리사가 학교 텃밭 프로그램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선 설문에서도 89.4%가 '도시농업관리사가 수업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고 답했다.

도시농업관리사는 2017년 도시농업 교육의 전문성 강화와 관련 기술 확대 보급을 위해 국가 자격제도로 마련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2610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들은 학교 텃밭 프로그램을 비롯해 주말농장, 도시농업공원, 그린인테리어 등의 유지·관리 부문에서 주로 활동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도시농업관리사들이 텃밭 조성과 파종, 관리, 수확의 전 과정을 학생과 함께 하며 체계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도왔다"며 "올해도 보다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농진청,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사전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0년 15만명이던 도시농업 참여자 수는 2017년 190만명으로 7년 새 약 12배 증가했다.  운영하는 텃밭 면적도 2012년 559ha에서 5년 새 1106ha로 약 2배 늘었다. 자투리땅에 직접 먹을 채소를 기르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현재 도시농부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도시농업관리사들이 도시농업과 농업·농촌의 가치를 도시민들에게 널리 교육·홍보해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