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살지만 나도 '농업가'…국민 절반 '도시농업' 참여

2019-04-16 11:00
농진청, 베란다 텃밭부터 치유농업까지 다양한 기술 개발
18일 부산에서 기술 설명회…융복합 산업으로 확대 '박차'

농업은 농촌에서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허물어지고 있다. 도시에 살면서도 충분히 농부가 될 수 있다. 바로 '도시농업'이다. 도시농부라는 말도 이제는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도시농업은 말 그대로 도시에서 농업활동을 하는 모든 분야를 포함하는 말이다. 베란다에서 화분을 가꾸고, 조그만 텃밭에서 꽃과 상추, 토마토 같은 채소를 재배하는 것쯤으로 생각하기 쉬운 도시농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버섯을 기르거나 곤충을 키우는 등 대상이 다양해지기도 하고, 최근에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식물들이 큰 인기를 얻기도 한다.

도시농업은 여기서 더 확대된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안정시켜주는 치유농업까지 그 범위도 다양하다.
 

[사진=화순군]

◆도시농업 참여자 200만명 '훌쩍'

도시농업은 실제로 많은 역할을 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신선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도시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대기오염을 줄이는 환경적 이점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체험학습 기회를 만들거나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사회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이 같은 효과로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8년 도시농업 시행계획'에 따르면 도시농업 참여자는 212만명에 이른다. 2010년에 비해 무려 14배가 늘었다. 

제도적 기반이 확충되는 것도 도시농업의 확대를 더욱 가속한다. 이미 2011년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시농업법)'이 제정됐다. 이를 기반으로 도시농업에 대한 틀이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다.

하위법령 개정을 통해 '농작물의 경작·재배' 외에 '수목·화초 재배, 곤충사육, 양봉' 등도 모두 도시농업에 포함됐다. 2017년 9월부터는 도시농업을 소재로 하는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도시농업 관련 해설, 교육, 지도 및 기술보급을 수행하는 국가전문자격으로는 세계 최초 사례다.

도시농업은 개인 활동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농업법에 따라 정부는 2022년까지 도시농업이 다양한 분야와 연결된 융복합 서비스를 만들고, 도농상생사업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도시텃밭 면적을 2000ha까지 늘리고 농업 참여자 수는 지금의 2배 수준인 4000만명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정명일 농촌진흥청 도시농업과장은 "도시농업은 농업으로서만이 아니라 농업활동을 통해 문화와 환경, 건강, 교육 등과 접목한 융복합 서비스 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급속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베란다 텃밭에 숨어 있는 '과학'…농업에서 얻는 '치유'

농진청은 이 같은 도시농업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이미 2010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도시농업연구팀을 만들었다. 2016년에는 도시농업과로 격상시켰다. 최근 이슈가 됐던 '미세먼지 저감 식물'도 도시농업과에서 일궈낸 성과다.

도시농업과에서 미세먼지 저감 1등 식물로 밝혀낸 '파키라'를 비롯해 박쥐란, 필레아 등은 한동안 국민 관심을 크게 모았다. 공기를 정화해준다고 어렴풋이 알고 있던 식물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해낸 것이다. 도시농업에 과학을 더하고 관련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도시농업과는 최근 3년 동안 국내외 논문 42건과 실용화를 위한 산업재산권 16건을 획득했다.

우리 실생활과 닿아 있는 대표적인 기술로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텃밭을 기능화한 것이다. 텃밭 유형을 크게 '맛있는 텃밭, 건강 기능성 텃밭, 보고 즐기는 텃밭, 학습용 텃밭'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10종의 모델을 개발해 보급했다. 이를 통해 텃밭을 내가 원하는 기능과 모양에 맞게 얼마든지 재조정할 수 있다. 텃밭에 심는 작물들 종류와 재배 간격, 크기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다 쉽게 보고 따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자료=농촌진흥청]

예를 들어 '고혈압 예방을 위한 텃밭'에는 부추와 쑥갓, 미나리, 생강, 땅콩, 도라지, 완두, 토마토가 재배된다. 부추는 모종별 간격이 20㎝인 데 반해 생강은 60㎝를 띄워 심어야 한다.

보다 사회적인 기능으로는 최근 관심이 모아진 '치유농업' 관련 기술도 있다. 치유농업이란 농업과 관련한 활동이나 농업에서 얻어지는 결과물을 통해 심리적·사회적인 건강을 얻을 수 있는 분야다.

농진청은 특히 치유농업을 농장과 연계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치유농장에 필요한 운영 프로그램, 매뉴얼을 만들고 품질 인증 평가를 위한 편람도 제작했다. 이렇게 체계화시킨 기술은 현재 운영 중인 농장에 적극 도입, 새로운 농장 서비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단순한 농장을 넘어서서 질적 향상을 꾀하는 것이다.

치유농업은 고령화 사회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년기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 활동으로 식물 가꾸기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진청은 텃밭활동, 주말농장, 가족농장과 관련한 식재 디자인과 교구 등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자료=농촌진흥청]

◆도시농업 기술 한자리에…15년째 부산서 기술 설명회

농진청은 이 같은 기술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박람회도 18일부터 부산에서 개최한다. 부산에서 열리는 도시농업박람회의 역사는 무려 15년이다. 그만큼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고 역사도 깊다는 것을 방증한다.

정명일 과장은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는 전국 도시농업 관련 기관 가운데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롭게 개발된 기술을 보급하고 확산하기 위해 일선현장 담당자들을 만나고 시민들을 직접 만나 소개하는 자리로 부산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건강한 텃밭 만들기부터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용 학교텃밭, 식물을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장치인 그린오피스, 옥상과 벽면을 활용한 인공지반 녹지기술까지 다양한 기술이 박람회에서 소개된다.

특히 이 같은 도시농업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의 정착을 위한 '도시농업 개발 기술 현장 설명회'도 박람회 기간 중에 열린다.

황정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이번 설명회를 통해 도시농업 관련 기술을 현장에 빠르게 보급하고, 도시농업관리사제도의 정착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