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미니칼럼-短] 2020총선 단상(斷想) 류현진의 커맨드

2019-09-15 15:10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올해의 투수(사이영상·내셔널리그, 아메리칸리그 각각 시상) 유력 후보인 류현진(32·LA 다저스)이 부활했다.

8월 중순까지 평균자책점, 즉 방어율 1점대(9회까지 던졌을 때 1실점)라는 엄청난 기록을 유지, 많은 전문가들이 사상 첫 아시아 투수 사이영상 수상을 예측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몇 경기에서 난타당하며 부진에 빠졌다. 8월 24일 뉴욕 양키스, 8월 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두 경기 연속 7점을 주고 '와르르' 무너졌다.

하지만 그는 15일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다시 사이영상 경쟁에 뛰어들었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시속 160㎞를 넘나드는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요즘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의 패스트볼(속구) 구속은 기껏해야 150㎞대 초반이다.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도 들어봤을 류현진의 최대 강점은 빠른 볼이 아니다. 속구뿐 아니라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던지는 능력(커맨드)이다.
 

류현진의 역투 모습. [사진=LA 다저스 인스타그램 캡처]


내년 4월 15일 총선에서 우리는 출마자들의 '민심 커맨드'를 잘 살펴봐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선 컨트롤이 안 된 160㎞의 한복판 빠른 공은 홈런의 제물이 될 뿐이다. 민심, 즉 우리 유권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 빠른 공뿐 아니라 변화구도 잘 섞어서 정확한 곳에 쏙쏙 꽂아 넣는 정치인을 선별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년 총선에서 "현 정부는 다 잘한다"고 우기는 여당 후보, "무조건 투쟁"을 외치는 야당 후보는 마치 빠른 공으로만 승부하려는 단순무지 강속구 투수와 다르지 않다. 이들이 던지는 한복판 속구는 저 멀리 펜스 밖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