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격화에...'영국으로 돌아가자' 목소리 높아진다
2019-09-02 18:30
일부 시위대 '완전한 영국 시민권' 요구..."재논의 시급하다"
"홍콩 반환 시 약속한 고도의 자치·기본권 박탈…英 책임져야"
"홍콩 반환 시 약속한 고도의 자치·기본권 박탈…英 책임져야"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홍콩인 수백 명은 지난 1일 홍콩 도심에 위치한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으로 몰려가 과거 식민지 시절의 영국인과 동일한 완전한 권한을 보장하는 여권을 발급해 달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펼쳤다.
이날 시위에서는 영국 국기가 곳곳에서 휘날리는 가운데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영국 여권을 꺼내 보이며 "우리는 영국인이다. 우리를 버리지 말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1997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 이전에 약 300만명의 홍콩주민은 영국에서 거주할 권리까지 보장하는 영국부속영토시민(BDTC)용 여권을 소지한 바 있다.
영국의 홍콩 반환 이후 이 여권은 비자 없이 영국을 방문할 수는 있지만, 거주나 노동의 권리는 박탈된 영국 해외시민(BNO) 여권으로 대체됐다. 현재는 홍콩주민 17만 명이 BNO 여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최근 몇 년 사이 홍콩 내에서 BNO 여권을 갱신하려는 신청도 급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과거 홍콩 자치 행정구의 이인자였던 안손 찬 전 정무사장(총리격)도 이러한 홍콩인들의 요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영국이 홍콩 반환 시 약속했던 고도의 자치와 기본권, 자유가 박탈된 이상 영국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법적, 도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영국이 홍콩인들에게 완전한 시민권을 보장하는 문제를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틴 리 전 민주당 창당 주석도 "중국과 영국간 협정의 핵심인 일국양제라는 장치가 더는 작동을 하지 않는 점에 비췄을 때, 거주권 등의 문제를 재논의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공동 선언의 또 다른 한 축으로서, 그것이 영국의 의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