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주둔군 군사행동…연례행사 주장에도 긴장감 고조

2019-08-29 09:56
22번째 순환배치 실시, 무력 개입설 부인
시점 예년과 달라, 긴급사태시 개입 가능
긴급법 시행 검토 등 홍콩내 불안감 확산

홍콩에 주둔하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29일 새벽 순환 배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홍콩 시위 사태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 주둔 중인 중국군이 군사적 움직임에 나섰다.

중국은 연례적 순환 배치라고 설명했지만, 무력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관영 신화통신은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부대가 이날 새벽부터 교대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22번째 순환 배치 기동이다.

신화통신은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 주둔군법에 따라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이뤄지는 연례 행사"라고 강조했다.

무력 개입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홍콩 내부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날 중국 관영 언론들은 홍콩에 인접한 선전에서 테러와 강력 범죄를 막기 위해 주민 24만명을 자원봉사 경찰로 동원한 사실을 전했다.

이들은 방패와 진압봉, 경찰견 등을 동원해 범죄자를 진압하는 훈련도 했다. 반중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홍콩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홍콩 정부는 계엄령에 준하는 '긴급상황규례조례(긴급법)'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홍콩 행정장관이 긴급법을 선포하면 현행범 체포·구금·추방, 교통수단 통제, 재산 압류 등이 가능해진다. 1922년 제정된 이후 1967년 영국에 반대하는 좌익 폭동 때 딱 한 번 시행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홍콩 주둔군이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자 무력 개입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연례 행사라고는 하지만 시기가 예년과 다르다. 홍콩 주둔군의 순환 배치는 1997년부터 20년 동안 매년 11월 하순에 이뤄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8월 25일 순환 배치가 실시됐고, 올해는 며칠 더 지연됐다. 중국군 수뇌부가 홍콩 시위 사태의 추이를 살피면서 시기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한편 홍콩 주둔 중국군은 6000명 규모의 육·해·공군 혼합 부대다. 1997년 7월 1일자로 홍콩에 주둔했고 중국 중앙정부가 관련 예산을 부담한다.

주둔 목적은 외적을 방비하고 홍콩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전쟁에 준하는 긴급 사태가 발생하면 개입할 수 있다.

1998년부터 순환 배치가 시작됐고 사병의 경우 매년, 장교급은 3~6년 단위로 교대된다. 홍콩 주둔군의 규모는 정군급(正軍級)이지만 상징성과 특수성을 감안해 주둔군 사령관과 정치위원은 한 단계 위인 부대군구급(副大軍區級) 대우를 받는다.

현 사령관은 천다오샹(陳道祥) 소장(少將·우리의 준장), 정치위원은 차이융중(蔡永中) 소장이다.

홍콩 주둔군의 육군은 장갑·기계화 보병과 포병, 정찰부대, 방공부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해군은 호위함 2척, 미사일함 6척, 상륙함 4척 등을 운용 중이며 공군은 즈(直)-8, 즈-9 헬기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