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재계회의]차오웨이 전력에너지 부총재 "닮고 싶은 기업은 '삼성전자'...경쟁해야 진보"

2019-09-03 11:44
-양위안링 차오웨이 전력에너지 부총재 인터뷰

"기업들은 서로 경쟁해야 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 기업의 치열한 경쟁과 관리를 배워야 한다."

지난달 30일 한·중 재계회의가 개최된 중국 산둥성에서 만난 양위안링(杨元玲) 차오웨이 전력에너지 부총재는 기업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이라고 말했다.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혁신의 자양분은 '경쟁'이라고 밝힌 그는 특히 한국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과 관리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오웨이그룹은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중국 저속전기차·자전거 전용 배터리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2010년 홍콩 증시에 상장했고 미국의 GM과는 2017년부터 배터리 프로젝트 관련 합작을 체결, 공동출자 기업도 만들었다.

국내기업 중에는 2차 전지, 소재산업 장비 및 반도체 장비 제작 업체인 피앤티, 리튬 2차 전지 장비를 생산하는 씨아이에스 등과 거래하고 있다. 차오웨이그룹에서 생산하는 장비는 대부분 한국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양 부총재는 '한국식 경영'에 관심이 많다. 기업 시스템과 관련해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대표(현 뉴패러다임 인스티튜트 대표)에게 직접 기업 자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현 시대는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서로 손잡고 협력해야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시대"라며 "동시에 경쟁도 꼭 있어야 한다. 경쟁이 있어야 기술과 회사는 물론, 전체 산업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삼성전자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배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단순히 삼성의 기술력을 넘어서 기업 운영과 인사 관리 등 전반적인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점이 인상적이라는 것이다. 14억 인구의 중국인들에게 체계적인 시스템은 생산성뿐만 아니라 안전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양 부총재는 "전자·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를 벤치마킹하는 회사가 많다"며 "기업 관리와 운영, 건전한 경쟁 등 삼성전자는 대단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소송에 대해서도 "안타깝지만 산업이 성숙하는 데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쟁을 해야 기술적인 면에서 진보할 수 있다"며 "경쟁이 없다면 계속 제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도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심하다"며 "우리 기업들도 결국엔 경쟁을 통해서 여기까지 발전하고 성장했기 때문에 경쟁은 중국 산업에서도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 부총재는 한·중 재계회의를 통해 다양한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여전히 한국과 교류할 기회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한국기업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한다"며 "다양한 한국 기업들을 접하고 협력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 부총재는 "한국과 협력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장점을 잘 알아야 하는데 한국인들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 애국심이 큰 민족인 것 같다"며 "특히 한국인들의 국산 애용, 자국 기업 사랑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양위안링(杨元玲) 차오웨이 전력에너지 부총재 [사진 = 김해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