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글로벌 금리 인하 대열 합류… 대출우대 금리 4.25%로 고시

2019-08-20 14:55
중국 인민은행 LPR 제도 개편 후 새 LPR 첫 고시
3년10개월 만에 처음...기준금리 0.1%p 인하효과

중국이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대출우대금리(LPR·Loan Prime Rate)를 인하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업과 가계의 대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일종의 경기 부양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년 만기 LPR 4.25%··· LPR 개혁 이후 첫 고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새로운 LPR 방식으로 산출된 1년 만기 LPR을 4.25%로 발표했다. LPR은 은행이 최우량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다.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해왔다. 중국 기준금리가 2015년 10월 이후 4.35%를 유지해온 점에 비춰보면 약 4년 만에 0.1% 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LPR은 시장 수요 등을 보다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2013년 처음 도입됐다. 그러나 대출 기준금리 수준과 비슷해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2013년부터 기존 인민은행의 1년 만기 대출금리와 LPR은 각각 4.35%, 4.31%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인민은행이 그동안 10개 대형 중국 은행들로부터 LPR을 보고받아 평균치를 발표해 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LPR 개혁안을 발표한 이유다. 이번에 발표된 LPR은 지난 17일 웹사이트를 통해 LPR 개혁안을 발표한 이후 처음 도입된 것이다.

LPR 제도를 한층 보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인민은행은 앞으로 기존 10개 중국 대형은행 외에 6개 중국 중소은행과 2개 외국계은행을 추가, 매달 20일 웹사이트를 통해 LPR을 공표하기로 했다. 중국 내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새로 발표되는 LPR을 반드시 대출금리 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와 더불어 1년 만기 대출금리 외에 장기 대출에 적용할 수 있는 5년 만기와 그 이상의 장기 대출금리도 함께 발표하기로 했는데, 이날 발표한 5년 만기 LPR은 4.85%로 설정됐다.

◆'부양 효과' vs '효력 미미' 시장 평가 엇갈려 

중국이 기준금리를 직접 인하하는 대신 LPR 개혁을 통해 새로운 대출금리 산정 기준을 만든 것은 시장 충격을 줄이면서 실질적으로는 금리인하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연초부터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이 각각 6.4%, 6.2%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경제성장률(6.0∼6.5%) 달성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분분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은행들의 LPR 산정이 3.3% 수준인 중기대출유동성(MLF) 금리와 연계돼 결정되는 만큼 앞으로 월간 고시될 LPR 평균치는 기존 기준금리보다 최대 1% 포인트 정도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딩 슈앙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가 인민은행이 독립적인 중앙은행으로 변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향후 인민은행은 대출금리 결정에 더 큰 목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통상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씩 조정되는 데 비하면 이번 금리 인하 조치가 '미세 조정'에 불과해 부양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헬렌 차오 중국 수석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LPR은 예금금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기존 대출 가격을 책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뿐만 아니라 이번 인하는 시장이 기대했던 인하 폭보다 작다”고 지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엔 에번스 프리처드 수석 중국 경제학자도 “이번 조치가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LPR을 계속해서 낮추려면 중기대출유동성(MLF) 금리 인하 등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한 다른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중국 인민은행 [사진=신화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