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대비...희토류 생산 확대

2019-08-13 14:51
호주엔 테크 메탈·희토류 매장...동맹국에 공급할 수 있을만큼 충분
美국방부, 中의존도 낮추고 희토류 공급선 다양화 전략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가 희토류 생산량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국 이외의 '희토류 대체 공급선'을 찾는 미국엔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미국의 소리(VOA) 중국어판에 따르면 린다 레이놀즈 호주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의 주도인 퍼스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희토류 생산량 확대 계획을 밝히며 "미국, 영국 등 동맹국에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레이놀즈 장관은 "호주에는 리튬, 코발트, 니켈, 흑연 등 기술 장비에 사용되는 광물자원인 '테크 메탈'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에 필요한 희토류가 전세계의 40% 매장돼있다"며 "동맹국에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자원이 충분하기 때문에 '중국 대체 공급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희토류. [사진=지구과학산책 제공]

호주의 희토류 생산량 확대는 미국에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보복카드로 꺼내들 가능성이 커지자 최근 미국은 희토류 공급선 다양화 전략에 나섰다. 중국 이외의 다양한 희토류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는 지난 6월 말라위의 '음캉고 자원' 등 전 세계 희토류 업체들과 전략 광물 공급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미국이 아프리카 이외에 호주로도 눈길을 돌려 희토류 공급망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 착안, 중국이 희토류를 미·중 무역전쟁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주장은 자주 거론돼 왔다. 특히 최근 미국이 관세폭탄을 넘어 사실상 '환율전쟁'까지 선언하자 지난 7일 중국희토류협회(ACREI, 이하 협회)는 미·중 무역전쟁을 규탄하며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에 맞서 중국 정부의 맞대응 조치를 결연히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중국 당국 희토류 수출을 대응 카드로 쓸 것을 시사한 적은 있지만, 노골적으로 '희토류 무기화'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당시 협회는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으로, 수년간의 노력을 통해 우리는 이 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했다"면서 "우리는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 대응 및 반격 조치에 대한 국가의 조치를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희토류는 자성과 광학적 특성을 가진 광물에서 찾을 수 있는 17개 희귀 원소를 일컫는다. 형광등에서 LED(발광다이오드), 스마트폰,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터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인다.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이 수입하는 물량의 80%가 중국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