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홍콩, 연준에 발맞춰 기준금리 25bp 인하
2019-08-01 14:40
홍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발맞춰 10여년 만에 기준금리를 동반 인하했다.
홍콩 중앙은행 격인 금융관리국(HKMA)은 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2.75%에서 2.5%로 25b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고 홍콩 경제일보 등이 이날 보도했다. 홍콩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2008년 이후 약 10여년 만의 처음이다.
HKMA는 이번 금리 인하가 연준이 전날 기준금리를 25bp 하향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3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 포인트(P) 인상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7개월 만의 처음이다.
홍콩은 1983년부터 홍콩달러화를 미국 달러화에 고정해오고 있어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이에 연동해 금리를 결정해왔다. 지난 해 3, 6, 9, 12월에도 연준의 금리 인상에 발맞춰 홍콩 기준금리를 즉각 인상해 왔다.
홍콩의 기준금리는 하루짜리 대출창구에 적용되는 금리에 반영되지만, 은행들이 이를 은행의 대출금리나 예금금리에 적용할지는 은행들의 판단에 달렸다.
다만 홍콩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단행이 침체된 홍콩 경제를 회복시키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 직격탄을 맞은 홍콩 경제는 최근 범죄인 인도법(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에 따른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며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에 직면한 상태다.
지난달 31일 홍콩 통계청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 2분기 홍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만에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올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1.5%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 세계에서 집값이 제일 비싼 도시로 알려진 홍콩의 부동산 버블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